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65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육십 오 번째
베네치아는 바닷물과 민물이 도시 곳곳에서 흐르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많은 매체에서도 베네치아는 간간히 얼굴을 비춘다. 오늘은 베네치아 공화국을 살펴보다가 베네치아 자체를 짚지 않고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찾아보니 엄청난 노력(거기에 살고자 하는 깡을 곁들인..)으로 세운 도시임을 알게 되었다. 베네치아의 모든 건물은 정말로 일일이 하나하나 박은 나무말뚝 위에 세워진 도시다.
서로마 제국 멸망 시즌, 로마인들은 북쪽 야만인들이 그렇게 거세게 몰려올 줄 몰랐다. 아니 알았더라도 이 정도로 박살 날 줄 몰랐다. 게르만족에서부터 훈족까지 거기에 기후이상까지 몰아닥치자 독자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비유하자면, 영화 투모로우를 찍듯이 온 세상이 추워지고 동장군보다 무서운 야만인들까지 몰려드는 상황이었다. 어쩌다 보니 고트족이 로마를 점령하자 로마와 그 일대를 도망쳐 나온 피난민들은 오늘날 베네치아가 자리한 석호가 있는 땅에 도착한다.
일단 도망친 사람들은 고트족이 떠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고트족이 아예 눌러살려고 냉장고에 세탁기까지 설치하려는 모양새다.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었던 로마 피난민들은 호수의 땅에서 활로를 찾아야 했다. 더군다나 늪지대였다. 이때 기존 로마의 건축술(흔히 로마 하면 도로나 수도교를 떠오르듯)의 노하우를 한껏 살려 주변의 나무를 벌목하고 늪지대에 점차 나무 말뚝을 하나하나 박기 시작한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시작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무말뚝이 점에서 면으로 되기까지 과연 얼마나 박혔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추정상 1억 개 정도의 말뚝이 베네치아 아래에 박혀있다 한다. 그리고 대표할만한 건축물들은 수십만 개에서 수백만 개라고 하니 진짜 후손들은 고생한 선조들 덕에 관광으로 먹고산다. 아무튼 나무말뚝만 박아서 완성되는 건 또 아니다. 나무말뚝 위에 석회암을 깔아서 더욱 단단하게 만들면 이제야 기초공사가 끝났다!
한 가지 의문스러운 것은 그러면 일단 물이 있는 곳인 데다가 습지대였던 곳에 나무말뚝이라면 당연히 썩지 않을까 할 텐데, 말뚝이 깊게 묻혀 진흙 속에 있다 보니 산소를 거의 만날 일이 없어 곰팡이나 세균으로 썩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박힌 나무들이 오리나무나 참나무인데 이 나무들은 물속에서 오히려 더욱 단단해져 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기적의 도시 베네치아를 만들어 냈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