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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원하나 원하지 않는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01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일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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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적대적이지만 정작 둘 중 누가 하나가 없으면 피해를 입거나, 득이 사라지는 경우를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말한다. 인간관계에서 흔히 라이벌이 나를 경쟁의식과 끊임없는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요, 원수 또한 없앨 수는 없으니(?) 감정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게 하는 등의 순한 맛의 사례가 있다. 심리적으로도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 이 관계는 나의 내부에서 충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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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면 양가적인 내부 문제라 할 수 있는 "2차적 이득"이란 개념이다. 심리 상담을 진행하게 되면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들이 찾아온 시점에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상담사의 개입과 치료에 도움을 받게 된다. 내담자의 문제들에 대해 들어보고 나서 그에 맞는 방법 혹은 조언을 해주고 다음 시간때 만났는데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을 볼 때가 있다.


동료 상담사는 내게 "과제 난이도가 너무 높아 내담자가 힘들어서 못했던 것 같다"라며 비슷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준 적이 있다. 그런데 해결이나 개선에 대한 진전이 없는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2차적 이득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며, 내담자가 이야기 하면서 "제가 ~라서"를 붙일 때 단서를 얼추 유추하게끔 한다. 2차적 이득은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강조하며 모든 것을 부정하거나 이야기를 질질 끌게 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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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이들만의 특징이 아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누군가는 자신의 어떤 라이프 스타일이나 언행에 좋지 못한 습관이 있음에도 변명과 합리화의 좋은 논거로 활용하고 동정심이나 주목을 받기 위해 자의든 타의든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내담자들이 부여된 과제를 하지 않고 "나는 할 수 없는 사람인가봐요, 나는 원래 그래요"라고 말을 하는 동시에 개선의지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2차적 이득일 것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니, 발목을 스스로 잡거나 스스로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지금 가지고 있는 상태에 대한 안정감 그 자체 때문에, 앞서 무언가를 바꾸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앞서 이기곤 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몸이 뚱뚱해지고 과식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단 동기가 일어나도 스쳐지나가는 생각 중 하나의 내용이 "나는 원래 이래서 못할거야, 해봤자 요요로 돌아오겠지. 그냥 편히 먹고살자"라고 한다면 다이어트로 바뀌는 것보다 지금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편히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이미 몸과 마음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변명과 합리화로 보일 수 있는 2차적 이득을 "할 수 있다!"로 단순히 깰 수는 없다. 왜 2차적 이득을 유지하는 지, 어떻게 하면 이를 해결할 지에 대한 시간과 인내가 동시에 필요하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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