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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실외활동 불가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10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십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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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빛에 온전히 노출된 채 5분만 서 있어도 몸에서 위험신호가 작동되는 것 만 같다. 지인이 해가 저무는 오후 4시에 호기롭게 테니스를 쳤다가 더위를 먹어 고생했다는 소식은 이와 무관하지 않는다. 불쾌지수란 게 있는 만큼 날이 갈 때까지 갈 정도로 뜨거워지니 숨 쉬기조차 어렵다. 그리고 잘 풀리지 않는 순간이 있으면 짜증이 쉽게 몰려 온다. 요즘 실외활동은 단순 인간의 의지로 버텨내기에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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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처럼 실내생활을 주로 이루는 요맘 때, 최근에 식중독은 아니지만 배탈이 나서 공공시설 화장실에 잠시 있다가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밀폐된 공간에 있으니 완전 1인용 사우나가 다름없었고 화장실의 특성상 습하기까지 해 습식 저리가라였다. 나오고 나서 희한하게 온 몸은 뜨거운 데 배탈이 난 내 몸 안은 차가운 느낌이 든 채 대비되는 느낌을 받아, 몸이 안 좋구나를 체감하게 되었다.


"여름 휴가 가십니까?" 7말8초의 현재, 서로에게 던지는 대표적인 질문중 하나다. 해외로 잠시 떠나다녀오는 사람이 있고, 아무것도 안하고 에어컨 밑에 있는 것이 진정한 휴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며 "휴가가 뭐죠 먹는 건가요?"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다. 올해 나도 외국 여행을 기회가 되어 다녀오게 된다면 다녀온 날짜만큼 회차로 편성해서 다시마 우려먹듯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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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초계국수를 시켰다. 콩국수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고민 끝에 한 용단이었지만 선택의 결과는 만족 스러웠다. 초계국수의 맛은 냉면보다 소프트하지만 부드럽고 시원하며 새콤함은 동일하다. 쌓여진 곳간의 라면 목록에는 항상 비빔면이 있는 데 새콤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쫄면도 맛있는데 끊어먹기 힘들어서, 면을 깐트롤하기가 힘들다. 살짝 맵기도 하고.


야물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커피는 편의점으로. 주변에 값싼 커피집도 많지만 편의점 팩 커피만의 매력이 있으므로 얼음부터 꺼내고 팩을 고른다. 벤티 사이즈 얼음 컵은 손 안에 잘 안들어온다. 부어 먹고 마시는데 살짝만 놓고 있어도 얼음이 녹아 홍수를 이룬다. 아니면 카페에서 시럽왕창 넣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어떤 사장님은 웃으며 되물으시거나, 옆에서 나의 주문을 보는 지인은 "그럴 바엔 라떼를 먹어요"라고 해도 차가운 순수 커피맛의 첨가된 달콤함은 더위를 버티게 해준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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