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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Nov 02. 2023

스트레스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77

벽돌시리즈 칠십 칠 번째

일단 스트레스라는 그림만 봐도 스트레스다. 사람들의 삶은 다양하고 들쑥날쑥하며 하루에도 여러 가지 상황을 맞이한다. 찰나의 순간도 내적 변동이 느껴진다면 중요한 상황이다. 우리는 세계와의 상호작용 속에 파묻힐 정도로 하루를 보낸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일 수 있다. 직장이나 학교 가기가 싫다거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어 마주 칠일이 생긴다면 정말 머리 아프다. 그 마음이 너무 공감이 간다. 일상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리처드 라자루스와 포크만은 지금으로부터 39년 전 1984년, 오늘날까지 스트레스에 관한 대표적인 심리학적 설명 중 하나인 스트레스이론을 발표하게 된다. 현재 스트레스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는 나는 아직 모르나 배운 것을 토대로 보자면 가장 인상 깊었던 이론이었다. 그래서 학과 시험 때 혹은 심리사 관련 자격증 문제들에서 등장하는 보편적인 이론이다 보니 내가 접하기에도 쉬웠던 것 같다.


요지는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에 관한 것이다. 스트레스를 예방한다면 참 좋겠지만 어디 그게 말이 쉽나. 일상에서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므로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오는 외부적 요소에 의해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어서 스트레스는 오히려 가중이 된다. 라자루스는 스트레스에 대한 접근 방법을 인지적 평가에 중점을 두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안된다면 내적요소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크게 문제해결적 방법이 있고 정서중심적 방법이 있다. 문제해결은 말 그대로 스트레스 상황이 벌어진다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내 극복하는 방법인데, 나는 이 부분은 솔직히 와닿지가 않았다.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인간관계 한정으로 문제해결의 원인인 그 사람을 싹둑(?)할 수는 없으니 특히 직장이나 현장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쉽지가 않다. 잘 이야기해서 넘어가는 것도 어떻게 보면 문제해결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나같이 내향적인 사람은 엄두가 안난다.



정서중심적 대처는 인지적 평가에 기초한다. 즉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흔한 교훈에 좋은 근거가 될 수 있어서 나는 만족했다. 뜬구름 잡는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인식과 판단을 재고하고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지쳐버려 마냥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견제가 들어갈 수가 있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문제해결에 직면할수도 있기에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참 애매한 게 "긍정적으로 사고하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공신력이 부족하거나, 꼰대 같은 사람들 아니면 행보가 의심되는 사람들이 많기에 묻히는 감이 없지는 않은데 또 마냥 틀린 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그런 흔해빠진 생각이 너무 싫어서 아예 부정적인 노선을 타는 사람, 삶은 매 순간 고통이고 고난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극단적으로 치우친 반대쪽으로 가게 되면 이 또한 정답은 아니다.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제 살 깎아먹기라고밖에 해줄 말이 없다.


물론 라자루스 포크만의 스트레스이론이 비판받는 부분도 이와 유사하다. 사회적, 환경적 맥락을 따져야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긴 하는데, 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건 별개고 여하튼 개인이 스스로 무장하지 않은 채 또 스스로 돌보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돌봐주지 않는다는 점을 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하지만 그때는 잠시 스트레스를 잊어버리고 웃고 떠들 순 있으나 자웅동체가 아니고서야 각자 집으로 가고 또 내일은 다가온다.


근본적으로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것을 들이부어도 만족을 모르는 아이처럼 울고불고 떼써서 세상이 변해도 본인은 안 변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각자의 일터 그리고 생활공간에서 업무적으로나 관계적으로 정신적 고통이 몰려드는 와중에 우리는 문제해결로 이겨내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위치와 엄두가 안 난다면 아직 해결책은 있다. 


자기 자신이 지금의 상황 그리고 위기,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개인의 자유고 선택이다. 정답은 없다. 누구나 욕지거리를 외치며,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닥쳐오는 이 상황에서 분명 누군가는 또 하나의 경험으로, 누군가는 피드백과 기회로, 누군가는 자책으로 평가하게 된다. 결과가 온전치 못하다면 자기가 어떻게 현재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도 있는 것 같다. 


한 가지 체감하는 것은 한번 생각에 몰입하다 보면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샌가 현실에 벗어난 환상의 영역에서 지금의 상황을 논하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가 밥을 먹거나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듯 우리의 생각도 항상 관리해줘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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