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0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일번째
대학생 시절. 긴장, 식은땀. 발표를 하기 직전 강의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나는 속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리고 빽빽하게 연습장에 쓴 글씨와 단어들 사이에 V체크를 해서 잠시 숨을 고를 찰나의 순간을 마련하며 그 부분을 속성으로 익히고 있는 중이다. 방금 이전 조의 발표가 끝나고 교수님이 입을 여신다.
"자 고생했고.. 다음 몇 조죠? 나오세요~"
오마이갓. 하나님.부처님.조상님.우주님 도와주세요! 발이 어쩔수 없이 떨어지고 마이크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잠시 USB를 꽂아 파일을 찾거나 혹은 네이버로 로그인해서 "내게 쓴 메일 찾기"는 국룰이다. 그렇게 찾은 발표자료를 클릭하며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잘 열리는 파워포인트가 대문짝만 하게 벽면 스크린에 비춘다. 이 시기는 더군다나 겨울방학 시험 직전이라 다들 땡땡이도 치지 않고 조별발표라 반드시 모여야만 했기에 강의실이 수두룩 빽빽했다.
그 후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고개는 거의 연습장에만 고정한 채 읽어나가기 바빴고 잠시 자연스레 설명해야 할 부분이면 스크린만 보고 글씨를 읽었다. 대중을 등 진채로. 당시에 땀도 삐질삐질 나고 끝나고 목이 너무 말랐고 입도 말랐던 대학 잼민이 시절인데 아무튼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발표를 할 때 떨리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하게도 익숙치 않은 환경이 그 이유다.
대학생으로 4년을 지낸다하더라도 발표를 매일 하는 것도 아니며 한 학기 꾹 참고 몇 번 하다가 몇 개월 쉬면서 발표 후유증(?)으로 고단한 심신을 재충전하기 때문에 발표 자체와 친해지는 것은 의식해서 연습한 사람 혹은 본래 떨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전공 서적을 보면서 연구자의 조사자료 중 하나는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떨리는게 무엇인지 정리하니 그중 발표 공포가 심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인간의 심리는 똑같다.
강의실에 앉아있는 사람 모두하고 친한 인싸가 아닌 이상 분명 누군가하고는 모르는 사이일테며 권위적인 교수 내지는 모든 것을 아시는 교수님이 지적내지는 인상이라도 찌뿌리실까봐 복합적인 추정과 함께 긴장이 몰려올 수 밖에 없다. 인지 그리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동시에 생리적으로 반응을 하게 되는 데 식은 땀이 난다거나 떤다거나 등등, 나만 그런 게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특수상황인 것이다.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었는데 어떤 유명 밴드의 가수가 무대 공포증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떻게 연주가 시작되면 난리가 나는 지 인터뷰를 하니 가수는 자신이 "무대 공포증때문에 무섭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나는 뒤집어 놓는다."라는 프로다운 이야기를 어디서 본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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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습관 정리
습관 1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