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많은 건 잘못이 아니다. 욕심이 많은 것일 뿐 보이는 모습이 그렇지 않다고 욕심이 없는 게 아니고 욕심을 드러낸다고 꼭 나쁜 건 아니다. 욕심이 많지만, 남의 것을 뺏어서 가질 생각은 없다. 욕심이 많아 슬펐고 외로웠고 우울했다. 무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남이 가지고 싶어 하는 걸 가지는 게 중요하다. 경쟁을 싫어하면서 경쟁구조에 있는 걸 갈망한다.
생각으로는 안될 것 같은 일이 남이 하면 쉬운 일이 되고 가능한 일이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속상했다.
재는 되고 왜 나는 안되는 거야~
어제 비 오는 백중 극락사를 점심 먹고 걸어가면서 조상님께 드릴 오색찹쌀떡과 장수막걸리 1병을 사서 총총히 블랙원피스를 입고 걸어 올라간다. 초여름 산모기에 씨게 물린 후 반바지 입고 나올 엄두가 안 생겨 오래간만에 가는 길이다. 왕성한 잡풀들이 서로 이리저리 쑥대머리를 하고 삐죽삐죽 나와있는 길을 걸으니 비에 젖어 한껏 자기들의 향기를 들어내며 오가는 이의 행복을 더해준다. 시골출신이 아니지만, 외가 원주길에서 오며 가며 여행길에서 맡아봤을 풀향기가 또 그리 행복할 수 없다. 백중의 기억은 크게 2가지 정도 된다. 엄마 생전에 남양주 이름 모를 암자에 무작정 버스 타고 갔던 간절한 마음의 그날. 엄마 모르게 집에서 제일 가까운 쌍용사에 갔다가 제사상비용의 착오로 좋지 않았던 그날 어제 가는 마음은 조상님들께 감사하고 감사할 일들에 대한 축원과 봉양의 편안한 마음으로 걸어갔다. 요즘 치안이 후덜덜해서 비 오는 대낮의 산길이 오사삭했지만, 저벅저벅 올라가니 벌써 백중행사 끝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중이다. 오히려 좋았다. 합동제사상이 아닌 별도로 드리고 올 생각이었기에 조촐하게 촛불공양하고 내려왔다.
경쟁구조에서 벗어난 삶을 살다 보니 속이 시끄럽지 않아 무엇보다 좋다. 하트시그널의 민규처럼 어찌 보면 나도 경쟁이 무섭고 싫은 모양이다.
뉴스 보는 게 무섭다. 뉴스를 보다 보면 세상이 험악하고 앞날이 어찌 되려고 하나 싶다. 이제 9월이면 가을인데 대하축제는 일본방류사건으로 어찌되려나 하니걱정이다. 이제 해산물은 국산보다 외국산이 인기가 더 좋을 거 같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정도로 덥고 비는 왜 그리 오는 건지 이번 여름 참 대단하다. 잘 견뎌준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어제 새벽녘 이불 살짝 걸치듯 엉덩이 부분만 덮고 자는데도 낯설다.
서로가 같을 수 없다는 건 모두가 알지만, 힘들다~ 당연한 건데 왜 힘들까~ 인정하면 되는데 왜?
그럴 수 있겠다. 그건 머리에서 이고 마음으로는 그게 안된다. 좋아하고 가까울수록 더 힘들다. 이런 사람이 아닌데 누구 때문에 이런 집착하는 모습이 힘들다.
조급해지고 집착이 생기면 잠깐 생각해 보자. 두려움과 분노 중 어떤 것인지~
이제 안다.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게 전부라는 걸 진실은 어디에도 없다. 사실을 찾으려 하기보단 내가 행복할 수 있고 남들이 행복할 수 있는 걸 찾자.
운이 좋은 친구는 뒤로 자빠져도, 놀다가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는가~
돈 아까운 줄 모르고 퍽퍽 써도 계속 그러고 살아도 아무 탈이 안 난다. 나만 한두 푼에 쩔쩔매지~
세팅, 필터 자체를 행복모드로 싹 갈아 끼우자~
그러면 안 돼~ 너는 오늘만 사냐~ 남의 돈 버는 게 그리 쉬운 줄 아냐~ 세상이 그리 만만한 줄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