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y삼이칠 Aug 25. 2023

소원성취 ≠행복

아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 후는~

사진: UnsplashVáclav Pechar

점심 먹고 설거지를 하다가 깜짝 놀란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지겨워 얼른 정리하고 홀연히 아파트로 이사 가고 싶은 맘인데 그렇지 못한 현 상황이 한때 몹시 답답하고 짜증스럽던 시간을 지내고 조금은 안정적인 마음에 돌연 아주 어릴 적 소원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것이다.

초등학교시절 친구 따라 지금 이  동네에서 한 나절을 여기저기 친구 따라 놀다가 간 적이 있었는데 집에 가서도 기억이 좋았던지  이사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그때 살았던 동네와는 색깔이 달랐고 그게 좋았나 보다. 개천이 있고 여유로워 보였던 거 같다.

중학교시절 같은 반 친구 중 무척 이쁘고 공부도 잘하던 동창이 있었는데 하교를 버스 타고 가는데 안에서 그 친구가 지금 거주하는 동네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막연히 걸어서 하교하는 그 친구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같은 동네 살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몇 년 후 집을 짓고 정확하게  그 동네 그 골목으로 이사를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론다 번의 시크릿 책에도 나오는 일화와 일맥상통한다. 비전보드에 그려진 그 집에 자기가 살고 있다는~


소원이 정확하게 이뤄졌는데 그때의 마음과 이뤄진 때의 마음이 일치하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져고 알아차리지 못한다. 늘 궁금했다. 동화책에 마무리~ 둘은 아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그 이후는 어떨까!

인생은 복합적이란 게 묘미이다. 마침표를 잘 찍었으면 그 이후도 계속 좋으면 최상인데 살아보면 또 그게 그게 아니라는 거~ 좋았던 게 싫어지고 나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이 아이러니


지금 가진 게 없고 운도 지지리 없다고 신세한탄할 때 정신을 부여잡고 잘 생각해 보자. 어느 순간에 이 사람과 만나기만 하면 이 회사에 들어오기만 하면 그 가방 그 옷을 사기만 하면 하는 핑크빛 공약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면 자기 자신에게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소원이 행복과 동일어가 아니다.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마음자세이다. 행복을 좇지 말고 그 자리에서 만들고 느껴보자.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다.


이전 14화 행복은 있던 게 없어져보면 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