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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삼이칠 Aug 18. 2023

행복은 있던 게 없어져보면 온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아버지 심은 데 내가 나왔나 보다.

사진: Unsplash의 Iain Kennedy


점심 잘 먹고 있는데 갑자기 미약 신호가 맑은 날에 뜬다. 나는 스카이라이프 접시안테나를 이용하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다. 마침 옆 집 인터넷 기사가 온 소리가 들리긴 했어도 후다닥 가고 설마 전문가가 선을 건드릴 리 없겠지 싶어 친구랑 통화하면서 점심시간 이후 전화를 걸어야지 하고 맘 편하게 있었다. 그리고 옆집이랑 약간 껄끄러워서 예민보스 하기가 좀 그렇다. 여름이면 혼자 살아도 같이 사는 느낌이 든다. 식사 때마다 글라스락 뚜껑 열고 닫히는 소리까지 들린다. 통화하는 소리는 말하면 뭐 할까~그냥 전철이나 버스 안처럼 자연소음 취급하면 된다.

콜센터 직원이랑 코드랑 가르쳐 주는 대로 해도 안되니 기사접수해야 할 것 같다고 오늘은 안되고 내일 순차적으로 방문가능하단다.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다니요~ 3년 전 알뜰폰칩 교체로 주말에 걸려 주말 내내 자연인으로 살았던 숨 막히는  기억이 소환되지만, 선택권은 없다.

다행히 소인에겐 아직 핸드폰과 무제한 데이터가 있으니 한 줄기 빛처럼 오래간만에 하와이 대저택 님의 영상을 재생목록으로 하여 들었다.


드디어 본론이 나온다. 옆집 전화의 내용이 여과 없이 들릴 수밖에 없어 강제 들은 내용 온 기사가 스카이 라이프인지 KT기사라는 걸 듣고  장애코드"E005" 인터넷 장애라 슬라이드처럼 오버랩되면서 의심이 확신이 다. 마침 오시는 기사님 통화상  상황정황을 말하니 바로 기사가 끊어놓고 간 것임을 직감 익일 방문하겠다 하고 바로 얘기하지 그랬냐 한다. 앉아있자니 단전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빡침을 이길 수  없어 KT 콜센터에 전했더니 불편드려 미안하고 담당부서에 상황전달해 드린다고 친절히 얘기해서 화내지 않고 저녁이라도 통화가능 열어놓고 샤워하다가 이름 모를 유선 전화 한 통이 와 느낌상 받아야 할 것 같아 부득이 통화하니 쫙 깔리는 여성 담당자 "고객님~주소가 어떻게 되시죠! 우리 직원이 했다는 증거 있나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돼요!

저희 KT는 스카이라이프랑은 달라요~"

이 $%^^^은 뭐지~ 어 그 구역 %^%^이 너구나! 이 구역 미친#한테 당해봐라~

다다다다~  더 이상 당신이랑은 통화하기 싫으니 먼저 끊겠다.

평소 말이 빠른 편이 아닌데 게이지 올라가면 말이 빨라지는 편이다.

그 담날 오전 일찍 기사님이 오셔서 바로 연결해주고 갔다. 출장비 없이 연결만 해주고 가신다. 정성을 담은 얼음물 한 잔 드린다. 의느님이 있다면 통의님 강림하셨다~ 어찌나 고마운지


어~ 어제 봐야 하는 유퀴즈블럭, 시카고메드, 네이비씰팀 어쩔 거냐며~

시원하게 티브이가 시끄럽게 내 눈앞에서 재잘댄다. 나는 무인도에 티브이 인터넷 택배만 되면 살 수 있다.

마음의 평화가 돌아왔다.

그래도 끝은 봐야지~ KT콜센터에 전화 걸어 어제 통화한 내용을 자세히 말해 주고 담당자 연결 해준다는 말을 듣고서야 끊는다. 담당자 통화는 없었다.

수리비가 발생했으면  더 발광을 하겠지만, 이걸로 마무리~


유료통화가 300분이나 되는 사람이다. 그러지 않으면 불안해서 안된다. 친한 언니는 화풀이, 잡도리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억울한 건 못 참는 서타일~

아버지는 본인이 할 말이 있으면 지금 주민센터 예전 동사무소 문을 당당히 박차고 들어가 여기 높은 사람  나오라고 내가 할 말이 있다고~

또 할 말이 계시면 예전 유선 전화 백색 전화기라고 하면 알랑가~ 다이얼을 당당히 돌려 우선 혼내신다. 용건은 나중에 나온다. 자동차도 집 있는  사람만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셨다. 집도 없는데 무신 자동차를 주차하냐고 우리 집 앞에 잠깐이라도 주차하면 바로 나가서 혼내신다. 그리 당당할 수가 없다. 뭘 믿고 그러시든지 원~

동네 창피해서 살 가 없다고 조용히 좀 살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의 이 기질적 사건은  적어도  다섯 손가락 이상 된다. 누굴 닮았겠는가~ 너무 알 수가 있다.

아버지는 딸내미라서도 있지만, 본인을 너무 닮아서 유독 이뻐하셨다. 진짜 나나니 새끼이다.

아버지~ 거기 잘 계시죠! 여기는 아버지를 아주 쏙 닮은 딸이 잘 살고 있네요!


행복이 별거냐~ 상실감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다

있던 게 없어지면 그때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게 되고 돌아오면 또 행복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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