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앨리 Jun 19. 2023

걷는 사람이 되어가는 사람의 고백, 함께 걸어요

쓰는 걷기

걷기의 효능에 대한 기사와 관련서적은 참 많습니다. 철학적인 접근부터 건강 전문가적 관점, 인문학적 시선까지, 평범한 저와 같은 사람부터 유명한 이들도 걷기에 대한 예찬을 쏟아냅니다. 어쩌면 한 때는 언제든지, 누구나 할 수 있고, 너무 당연해서 가장 등한시되는 활동이 걷기였을 때도 있었겠지만요.



만약 누군가 제게 걷기에 대해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해 봤어요. 제게 걷는다는 것은 일상을 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능동적 휴식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 집니다. 닥친 상황은 변화되지 않았지만, 활기를 찾아준 저만의 휴식이 걷기라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상황과 고통이 그대로일지라도 걷는 사람이 되어가는 저의 변화는 제게 다시 활기를 찾아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기 위해 걷는 것도 아니고, 이 걷기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걷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걷는 과정에서 그저 스쳐 지나갔던 풀, 꽃, 열매들이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걷는 과정에서 복잡한 상황과 고통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활기를 되찾습니다.

걷는 과정에서 제 마음에서 이는 감정이 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서 제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걷기라는 능동적인 휴식 덕분에 감정에 사로잡힌 무기력을 벗어나 한 층 더 단단해지는 저를 만나게 됩니다.


저는 무기력에 빠진 직장인인 제게, 후배와 선배 사이에서 힘든 낀 세대 리더인 제게,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마음이 괴로운 딸과 며느리인 제게, 그냥 한 발을 내디뎌 걷자고 손을 내밉니다. 고통을 줄일 수 없으면 활기를 찾아보자고 말이죠.

  



작가의 이전글 볼썽사나운 조급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