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제주 여행법

크고 한적한 곳을 찾아라

by 다씽

우리의 여행 일정에 제주 핫플레이스 방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만의 핫 플레이스를 개척해 나갔다. 제주에 가면 누구나 줄을 서서 먹는 런던베이글, 연돈과 같은 맛집, 카페를 우리는 흐린 눈으로 바라봤다. 핫플레이스에 가서 무조건 먹어야 해 하는 마음은 진작에 버렸다. 왜냐 아이들과 함께라면 맛집은 못난 집으로 변하니까.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맛집은 입장 전부터 전쟁이 될게 뻔했다. 만약 방문을 했다면 줄 서는 내내 '엄마 언제 들어가?', '기다리는 동안 유튜브 보면 안 돼?'라는 효린이의 말에 시달릴게 뻔했다. 만약 기다려서 들어갔다 한들 들어간 곳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할 거다. 여차저차 주문을 하고 음식을 먹는다고 치자. 밥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상황이 분. 명. 히. 연출된다. 음식물은 바닥에 탁자에 옷에 흘리고 마음에 안 들면 울어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할 거다. 밥 먹은 시간은 지연이 될게 뻔하다. 그럼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빨리 먹고 자리를 비워주길 바라는 눈치를 준다. 테이블 회전이 잘 되지 않으니 사장님도 눈치를 준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핫플레이스에 가지 않았다. 누군가 다녀온 곳을 우리도 다녀왔어요. 인증을 하는 것 대신 우리 가족끼리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녔다. 노키즈존이 성행하고 아이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주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엄마 둘이 아이들만 데리고 외출은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없고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고 눈치 주지 않는 그곳이 곳 우리의 핫플레이스였다.


우리의 제주 여행법은 4가지였다. 첫 번째 주말에 사람이 몰리는 곳은 평일에 갈 것. 장기간 제주에 머무르면서의 최대 장점은 평일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을 가는 것이다. 평일에는 휴무인 곳들이 있어서 네이버 지도, 후기 등을 살폈는데 가장 정확한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제주 맘카페도 활용했다. 제주도 맘카페에 이것저것 질문들을 요청하면 너무 친절하게 답변을 잘해주셨다. 또 다른 사람들이 적어놓은 게시물을 통해서 아이와 가기 좋은 곳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유료 입장보다 무료입장인 곳으로 갈 것. 비싼 입장료를 내는 곳은 최대한 피했다. 유라와 나 둘 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달 살이의 경비를 아껴야 했다. 경비 충당은 모아 둔 돈 + 남편의 지원금이었다. 그렇기에 절약을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절약을 했다. 무료 시설 또는 할인 혜택이 큰 곳을 사전에 검색해 두었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다자녀 가정이기 때문에 다자녀 할인이 되는 곳까지 체크해 두었다. 세 번째 음식점을 갈 때는 점심시간은 피할 것.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고 사장님도 여유로울 때 방문해야 서로가 윈윈이었다. 보통 식사시간은 오후 12시에서 2시 사이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2시~3시 사이에 먹었다. 그래야 식당에 사람이 많이 없고, 아이들이 울거나 보채도 조금은 덜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엄마 둘이서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을 와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한테 보여주기도 싫었다. '엄마가 애들만 여행 왔네. 아빠는 일 시켜놓고..'라는 부정적인 눈초리도 받기 싫었다.(실제로 이런 사람들 진짜 많다.)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우리들도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대를 찾아서 방문했다. 아이들도 식사 시간을 조금 늦춰서 하게 되니 밥도 더 잘 먹었다. 일석이조였다. 네 번째 카페를 방문할 때는 대형 카페 위주로 방문했다. 작은 카페에 가면 사장님과 아주 가깝게 있게 돼서 눈치가 많이 보였다. 대형카페들은 직접 사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르바이트 생이 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덜 눈치가 보였다. 제주도에 있는 대형 카페들을 대부분 베이커리를 병행 운영해서 아이들은 빵, 나와 유라는 커피를 즐겼다. 거기에 대형 카페들 대부분은 기저귀 갈이대가 있어 아이들을 케어하기도 좋았다.
이렇게 우리의 제주 여행법을 적용해서 찾아간 곳이 돌문화공원이었다. 돌문화공원은 사람들이 물 위에 떠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연못으로 유명했다. 연못 인증숏을 찍으러 많이 방문하는 곳이었다. 거기에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국과 넓은 잔디밭 각종 산책로가 잘 구성이 되어 있었고 돌박물관도 있어서 효린이에게 교육적으로도 좋은 공간이었다. 돌문화 공원은 다자녀 할인이 있었다. 이곳의 다자녀 할인은 가족 모두가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매표소에 가서 가서 성인 둘의 아이 셋이라고 얘기했다.

"다자녀시네요 증빙서류 있으세요?" 하는 거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가족관계 증명서와 다자녀 카드를 꺼내 보여드렸다. 확인되셨다며 주신 입장권을 받아 들고 입구를 통과했다. 돌문화 공원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물 위 인증숏을 찍으러 갔는다. 날이 흐린 평일임에도 7팀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에 왔으면 줄이 어마어마했는데?" 유라가 얘기했다. 역시 우리 만의 여행법은 탁월하군 이라고 생각하며 사진도 여유롭게 찍었다. 돌문화공원에서 준비한 버스킹 공연도 즐겼다. 집으로 돌아와서 유라가 돌문화공원 티켓을 보여달라고 했다. 티켓을 보던 유라는 깜짝 놀랐다. "나도 공짜로 입장한 거였어?"라고 말하는 거다. 나는 "헐... 맞네. 너는 결제가 됐어야 하는데 왜 돈을 달라고 말을 안 하셨지? 나는 또 그냥 티켓 받아서 그냥 들어갔네? 이거 어떡하지"했다. 실제로는 가족이 아니니까. 다자녀 할인은 나와 효린 호진이면 받는 거고 서아는 영유아 할인으로 무료입장이니 유라는 입장료를 결제해야 되는 거였다. 티켓을 받아 들고 유라는 결제해야 된다고 말하지 않은 나를 자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유라와 서아가 제주 가족이다!라는 생각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구나.라고 말이다. 집에 와서 입장료 결제가 안된 것을 확인했으니... 다시 방문하기도 번거로웠다. 다음날 전화 하기로 했다. 다음 날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피차 번거로운 일이라며 이번만 무료로 입장을 도와드리겠다고 답변을 받았다. 괜스레 돌문화공원 직원분까지도 우리 제주 가족 형태를 인정해 주시는 것 같은 착각을 했다. 속으로 "아싸 핵이득"을 외치면서 말이다.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제주에서 정말 가족이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을 따라기보단 모두가 덜 힘들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가는 것이 우리의 여행 스타일이었다. 사실 많은 여행객들이 남기는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남기기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예쁜 복장을 입고 갈 수도 없었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다닐 때가 훨씬 많았다. 그저 함께 하는 것, 아름다운 제주를 눈에 담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제주를 기억했다. 우리 제주 가족만의 웃음과 추억이 쌓인 자리들을 우리만의 핫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한 달 살이 초창기에 핫플레이스를 방문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불가능하는 것을 깨달았다. 충분히 즐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을 만들었다.

제주는 항상 그 자리에 있고 그곳에 있는 맛집 핫플레이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하지만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걸어가고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는 제주. 그게 제주의 매력이다. 어떤 사람과 방문하냐 어느 시기에 방문하냐에 따라 매 번 새로운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제주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은? 매일매일이 지루할 틈이 없는 신선한 추억과 우리 만의 방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TIP

아이와 제주 방문 시 꼭 챙겨야 할 서류

1. 가족관계 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

2. 다자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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