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근사한 매일
“늦게 난 잎사귀가 더 크다?”
거실에 있던 어머니가 나를 부른 뒤 하신 말이다.
반년 전 먼저 난 잎사귀보다 늦게 난 이 잎사귀가 더 크다며 나를 재촉했다.
“이것 봐!”
보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에 얼른 화분을 들여다봤다.
두 개의 커다란 잎이 난 식물은 정말 크기가 달랐다.
어머니의 설명에 따르면 늦게 나기 시작한 잎사귀가 눈 깜짝할 사이 쑥쑥 자라더니 먼저 난 녀석을 따라잡고도 훨씬 커졌단다.
설명을 듣고 다시 들여다보니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정말 크네….”
어머니와 나는 훌륭하게 자라는 중인 녀석을 대견하다는 듯 쳐다봤다.
한동안 하나의 잎을 고수하던 녀석이 두 번째 잎을 피어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리라.
식물에게서 잎이 자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하지만 그 순간순간은 늘 경이롭게만 느껴진다.
인간이 자라는 모습도 그렇지 않나? 처음으로 엄마, 아빠를 말하고 배를 뒤집고 걷고. 그 모든 과정이 부모님에게는 특별한 순간 들이었겠지.
식물을 살피는 어머니의 눈이 마치 자식새끼 바라보는 듯 따뜻한 건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
키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 속에 사랑도 피어난다.
자식 자랑하듯 친구에게 전화 거시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사랑스럽다.
어쩌면 녀석이 우리가 할 효도를 대신해주고 있는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