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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대리 Apr 05. 2024

그거, 불륜 아닌가요?

오피스에서는 오피스답게 일만 합시다 쫌!

사람들의 시선과 뒷말이 무섭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바로 3년 전이다. 


첫 직장에서 스타트업과 함께 일을 하면서 여러 대표와 직원들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겉으론 웃고 뒤에서는 칼을 드는 상황을 여럿 마주하면서 결국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깊은 연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믿을 사람은 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경험으로 깨달은 문제이기에 나는 뒷말도 사람들의 시선도 회사 안에서 만큼은 최대한 조심히 하고 무난히 나만의 선을 지키면서 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 내가 넘어가지 못하는 그리고 극복하지 못하는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내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회생활에 닳고 닳은 나라더라도 끝끝내 사회 구성원으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결코 받아줄 수 없는 혹은 남 일처럼 모른 척하고 동료로 하하 호호 지낼 수 없는 단 한 가지 문제가 바로 '기만'이다. 특히, 회사에서 바퀴벌레 보다 많다는 오피스 와이프 그리고 오피스 허스밴드. 그 말도 안 되는 불륜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타트업의 자유로움은 2030 청춘에게도 전쟁통에 사랑을 꽃피우게 할 정도로 나름 러브러브한 에너지를 조성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동료로서 싸우고 서로를 경멸하더라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나서 혹은 큰 일을 치르고 나서 마시는 맥주 한 잔에 말랑해지는 것이 청춘이다. 물론, 나 역시도 사내 연애로 시작하였기에 사내연애를 반복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뭐, 그 정도야' 정도로 일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불륜'은 다르다. 



이미 서로 가정이 있음에도 회사에서 동료로서 말이 잘 통하고 협업이 잘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오피스 와이프' 혹은 '오피스 허즈밴드'처럼 명칭을 붙이고 가정은 가정대로 회사에서는 회사대로 그렇게 몸과 마음을 분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경멸스럽다. 


처음에는 나도 이렇게 남의 일에 그리고 개인 사생활에 감정을 두는 사람은 아니었다. 사실, 개인의 사생활에 왈가왈부할 수 없는 일이고 설사 그렇더라 하더라도 나에게 피해가 없다면 그만 아닌가? 싶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직장 상사로 그것도 상사 서로가 불륜인 상황을 맞닥뜨리고 나서야 나는 '불륜'이라면 환멸을 하게 되었고 그런 회사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입사 1일 차이든 2일 차이든 당장에 뛰쳐나오게 되었다. 


스타트업을 보육하던 시절에도 딸과 와이프를 무척이나 사랑한다던 대표님이 새로 뽑은 20살 남짓한 띠동갑도 넘은 여직원과 점심 식사마다 사라져서 직원이 하나뿐이라서 굉장히 아끼고 챙겨주시나 보다 했는데 챙김을 넘어 직원에게 애정 어린 스킨십까지 행하는 것을 보고 내가 대표님의 가족이나 와이프가 아님에도 피가 거꾸로 솟았다. 이후에 그 여직원은 그만두었지만 그 대표님은 그 이후에도 내가 보육하는 공간에 머무르다가 사업이 망해 퇴소하셨다. 


남일이면야 나 역시도 모른 척하고 있지만 부디 내 반경에서 만큼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 된 지도 오래다. 그만큼 그 자율 안에서 생각보다 마음과 몸을 나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회의감을 느꼈다.  

물론 구 연애에서 나는 바람피운 남자친구를 만나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나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지만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영부영 연애를 이끌어가다 결국 파국을 맞이한 경험이 있어서 더더욱 증오하는 것 같다. 
네가 뭔데 남의 일에 감 놔라 배놔라야?!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기 이전에 직장 내에서의 불륜은 양심이 있다면 동료들이 직원들이 모르도록 법인카드 대신에 개인카드를 쓰시고, 밀회는 회사 밖에서 즐기라고 말해두고 싶다. 그것을 모른 척 보고 있는 동료와 직원들은 죽을 맛임을 떠나서 나와 같이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은 일 자체의 의욕을 상실해 버린다. 상사라는 이유로 동료라는 이유로 우리를 당신 불륜의 가담자로 만들지는 말아 주기를 바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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