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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대리 Mar 03. 2024

도대체 이 일은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요?

액셀러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5년 차쯤 되었을 때, 선임을 달게 되었다. 


직책은 선임인데 하는 일은 팀장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직책과 직급 그 모든 것들이 아이러니하게 이 생태계에서는 그리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선임이 되고 보니 사업에 대한 운영뿐만 아니라 채용과 HRD 매니징까지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 초년생들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게 되었다. 


액셀러레이터와 지금 저희가 하는 일의 차이는 무엇이에요?! 
저도 액셀러레이터가 되고 싶은데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지금부터 저는 무엇을 더 공부하면 좋을까요? 


혹은 타 부서에서도 '이직을 하려고 하는데 이 분야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이었다. 

나의 글 <1화>에서 다룬 바와 같이 나는 내 직업을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데 그다음으로 어려운 것이 나의 직업을 희망하는 이들의 질문을 받을 때이다. 사실, 나는 업무적으로 보았을 때 그리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 '힘들다'를 달고 사는 초현실주의자에 부정주의가 만연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할 때에는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보람도 느끼기에 박봉과 낮은 처우는 늘 나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잦은 이직을 하면서도 이 업계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지금은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부터 먼저 시작해야 할까요? 


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 무엇을 제일 먼저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1) 경험 2) 인맥이다. 

인맥은 그런 인맥이 아니라 예를 들어 스타트업에 회계 멘토링을 제공해야 하는데 회계 강사, 멘토진으로 적합한 사람을 어느 정도 추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에 가깝다. 


회계, 홍보, 영상 등에서는 자격증도 우대받고 전문적인 지식도 쌓여야 하지만 창업 생태계에서는 자격증보다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해봤냐?' 혹은 '얼마나 굵직한 일을 해봤냐?'이다. 실제적으로 업무를 할 때에도 유니콘, 데스밸리, 시드투자, 에인절투자, 시리즈 A, 엑싯전략, 데모데이, 피칭 등에 대한 용어가 난무하는데 이러한 기초적인 OJT를 진행해주지 않는 곳들도 정말 많고 바로 현장에 내던져져서 실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스타트업도 1:1로 상대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CS (고객서비스)에 대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필요하다. 



그럼 어떤 회사를 들어가야 할까요? 


요즘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반면에 스타트업 관련 액셀러레이터 및 서비스 제공 기업도 정말 많이 생겨났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를 쌓기 위한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양보다는 질로서 제대로 된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곳들은 정말 손에 꼽는 것 같다. 그렇기에 내가 추천하는 회사들은 다음과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


1) 창업 유관기관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스타트업 관련 협회 등) 계약직 ~ 공채 

- 장점 : 정부지원사업 발주처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배정받은 부서에 따라서 정말 좋은 업무들을 경험할 수 있고 다양한 스타트업을 만나 전주기를 보육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음 

- 단점 : 대부분 계약직 (무기전환 아님, 2년 혹은 프로젝트에 따라 만기)으로만 채용이 우선시되며 공채는 가뭄에 콩 나듯이 날 수 있음. 정부 기조에 따라서 업무 운영이 조금 바뀔 수 있음.


2) 액셀러레이터 인증기관 신입직 

- 장점 : 정부지원사업 제안서 활동부터 기업이 가진 액셀러레이터 고유 프로그램 운영을 경험해 볼 수 있음

- 단점 : 신입의 경우 연봉이 정말 낮을 수 있고, 초기 액셀러레이터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도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7년 차 이상의 액셀러레이터를 골라서 가는 것을 추천. 


사실 위 두 가지를 제외하고 굳이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방법이지만 그럼에도 추천을 하자면 에이전시 입사를 참고만 하기를 바란다. 스타트업이 많아졌기에 새롭게 나오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대부분 스타트업계에서 멘토링 혹은 강사진 활동을 하던 분들이 회사를 설립하고 정부기관, 액셀러레이터가 할 수 없는 작고 큰 부분들을 해결해 주는 에이전시에 가깝다. PPT 제작부터 행사, 교육기획, 영상 등까지. 물론, 이런 회사들은 액셀러레이터가 아니고 에이전시 그 이상 이하도 아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와 흐름은 빠르게 파악이 가능하다. 다만, 그만큼 몸이 남아나지 않을 수 있고 스스로가 향후에 대한 목표가 없다면 물경력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처우는 어떤가요?



사실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하는 일에 비해서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처우에 대해서 개선이 되는 추세이기는 하나 굳이 따지자면 매니저 직급은 대체되기가 쉽다 보니 초봉이 낮은 편에 속하고 시간이 갈수록 기관에 따라서 복지, 연봉은 개인차이가 있다.



다음의 커리어는 어떤 길이 있나요? 


지금 나의 주요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보통 3가지의 갈래로 길이 나누어지는 것 같다. 1) 투자심사역으로의 이직 2) 동종 업계로서의 이직 3) 강사 혹은 멘토로서의 커리어 성장 정도가 있고 그 외에는 '창업자'가 되는 길이 있다. 


1) 스타트업 업계에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투자심사역의 직무로 넘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대부분 기본 학벌이 좋다면 인턴, 계약직으로 투자심사역 업무를 시작하기도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학원 석사학위를 따면서 투자심사역으로 커리어 전환을 시도한다. 다만, 이렇게 시도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이공계 또는 투자 전문 섹터별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자신만이 강점을 가진 투자 섹터를 찾기 위한 노력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2) 동종 업계로서의 이직은 현재 나와 같은 사람들이다. 계속 이 업계에 머무르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머무는 사람들. 보통 이런 경우 대학교 창업지원단으로 빠지기도 하고, 한 번쯤 생태계에서 이름을 들어본 액셀러레이터 기업에 들어가기도 하고, 다양한 루트로 지인 혹은 추천을 통해 이제 막 시작하는 액셀러레이터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3) 강사 혹은 멘토로서의 커리어 성장의 경우는 생각보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나 업력을 통해 쌓아 온 지식으로 작가를 하거나 혹은 멘토 활동을 하면서 강연자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강의 교육등을 통하여 IR 강사, 스피치 강사 등으로 새롭게 나아가는 경우도 있다. 





모든 직업군의 장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처음에는 좋아 보였던 것들이 시간이 갈수록 좋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일의 시작과 변화에 앞서 나만이 가지고 가야 할 기준점과 목표가 분명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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