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자신만의 종목을 찾아라
투자 경력이 짧은 투자자들은 각종 언론과 매체에서 자주 보도가 되고, 대중들이 주목하는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자신이 분석해 놓은 기업이 적은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시가총액이 큰 주식들은 종합주가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종합주가지수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거둘 확률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투자자가 있다면 그 금액으로 차라리 종합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매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투자의 방법이 필요하다. 아래 하워드 막스의 명언처럼 투자 수익률을 크게 올려 줄 수 있는 자신만의 종목을 찾는 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주식을 사야 할까?
- 자신이 이해하는 주식을 매수하라
투자 종목을 고를 때 본인이 이해하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고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A와 B라는 사람이 각각 자동차를 사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A는 매사에 꼼꼼한 사람이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예산으로 살 수 있는 후보모델들을 선정하고 자동차의 제조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원과 특징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보며 후보모델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구매하고자 하는 자동차의 후보군을 만든 후 대리점을 방문하여 시승을 하여 자신이 판단하였을 때 가장 좋다고 생각한 자동차를 구매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꼼꼼한 조사와 시승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하였다면 본인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될까? A는 자동차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단점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대부분의 단점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으며, 예상하지 못한 단점이 발견되더라도 만족하면서 차를 탈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장시간에 걸쳐 다양한 장단점을 점검하고 구매를 하였기 때문에 그 자동차는 자신이 구매할 수 있는 자동차 중 가장 좋은 모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A는 자신의 자동차에 대해 만족을 하며 오랜 기간 동안 그 자동차를 사용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반면 B라는 사람은 매사에 신중하지 못하며 만사를 귀찮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자신이 구매할 자동차에 대한 조사를 거의 하지 않고 주변의 지인들이 추천하는 자동차를 구매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그 자동차에 대해 만족을 하며 사용을 할 확률이 매우 낮다. B는 자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자동차의 단점을 발견할 확률이 높으며 그 단점들을 감내할 수 있는 인내심도 충분하지 못하다. 결국 B는 그 자동차를 추천해 준 사람을 비난하며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자동차를 구매하게 된다.
이 자동차 구매의 예시를 주식 투자의 세계에 적용시켜 보자. 이 책을 읽는 독자는 A와 같은 방식으로 매수를 하는가? 아니면 B와 같은 방식으로 매수를 하는가? 만약 자신이 B와 같은 방식으로 주식을 매수한다면 평온한 마음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없다. 자신이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조금이라도 하락한다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손실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며 잦은 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투자의 행태는 필연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동반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면 A와 같은 방식으로 투자를 한 투자자라면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그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현상인지를 분간할 수 있으며 하락에 대응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이러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주식을 장기 보유할 수 있는 확률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이해하고 직접 분석한 업종과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혹자는 자신이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이 없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 끊임없이 소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과 연결된 산업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우리는 소비와 경제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여건 속에서 살고 있다. 피터 린치와 랄프 윈저는 자신이 이해하는 주식을 매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다.
"던킨도너츠처럼 친숙한 기업에 투자할 때의 장점은 커피를 마셔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이 하는 기본적인 분석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10루타 종목을 찾아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집 근처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린치)
"당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주식에서 더 멀리 벗어날수록 당신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
던킨도너츠에서 커피와 도넛을 들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보며 피터린치는 투자의 아이디어를 발견하였었고, 던킨도너츠에 투자하여 15배의 수익을 거두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많은 유명한 일화이다. 우리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먹고 마시는 것과 입고 신는 것에 소비를 하고 있고, 2~3년마다 새로운 휴대폰을 사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며, 은행을 이용하고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다. 자신의 소비를 투자에 연결시키지 않아 체감하지 못했겠지만 우리는 수많은 투자의 아이디어를 입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황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하는 것보다 본인이 소비와 체험을 통해 경쟁력을 이해한 기업들의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다.
물론 특정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고 해서 그 기업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 경험에 기반하여 자신이 관심을 갖게 된 기업이 생겼다면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해당 기업의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 등을 정독하며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그 기업의 뉴스들을 검색하며 최신 정보들을 확인하다 보면 웬만한 애널리스트 못지않은 지식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경험과 분석에 기반하여 특정 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되는 과정에서 산업과 기업 분석에 대한 본인만의 노하우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렇게 습득한 능력은 다른 산업과 기업을 더 빠르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더 좋은 투자의 기회들을 찾을 수 있게 된다.
- 기본적인 투자지표를 점검하라
자신의 소비경험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찾았다면 이제 그 기업들의 투자지표들을 점검하여 해당 기업에 투자를 할지, 혹은 하지 말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투자지표를 점검하지 않고 본인이 경험을 통해 판단한 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자의 의사결정을 할 경우 두 가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는 본인이 특정 기업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실제 그 기업에 경쟁력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이다. 두 번째 오류는 그 기업이 충분한 경쟁력은 보유하고 있으나 경쟁력을 초과하는 투자금이 몰려 주가에 과도한 고평가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 두 가지 오류로부터 발생하는 투자의 실패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기본적인 투자지표들을 점검하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투자 지표들은 수없이 많으나, 여기서는 가장 기본적인 투자지표인 ① 매출과 영업이익 ② 부채비율 ③ 시가총액과 PER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① 매출과 영업이익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특정 기업을 좋게 평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투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자신이 선정한 기업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매출과 영업이익이 업계의 평균 혹은 경쟁사들보다 지나치게 낮거나, 연도별 성장률이 높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면 투자를 보류하고 사업보고서나 기사들을 찾아보며 그 사유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기업의 실적에 단기적인 영향을 주는 사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 회사가 보유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거나 경쟁사에 비해 열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바꾸어 이야기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그 회사의 장점에 대중들은 동의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라면 그 회사의 경쟁력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며, 이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라는 지표는 투자자로 하여금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요약하자면 이야기를 하자면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률은 좋은 기업과 아닌 기업을 구분해 주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인 것이다. 만약 자신이 투자를 하려고 하는 회사가 상업화된 서비스나 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매출과 영업이익이 없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조금 복잡해진다. 물론 그 회사가 상업화에 성공하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나, 실패의 경우도 함께 고려했을 때 이것은 리스크가 매우 큰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독자의 경우에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리스크가 큰 기업에 투자를 하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기업을 분석하는 능력이 향상된 뒤에 진행을 해도 늦지 않다.
② 부채비율
현대 경영학에서는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부채를 발생시킬 수 있는 신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비효율적인 행동으로 간주한다. 부채를 활용하여 사업을 진행한다면 그 규모를 쉽게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부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를 활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재정적으로 과도한 부채를 활용하여 사업을 운영한다면 이자비용 등 그 부채를 관리하는 비용이 상승하여 기업의 경쟁력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부채를 정상범주로 보는 것이 좋을까? 정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부채비율을 70% 이하로 관리하는 기업에 투자를 하도록 하고, 회사가 매우 매력적이라 꼭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에도 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도록 하자. 물론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라면 그 기준을 더 낮게 관리할 수 있고, 반대로 그 기업에 대한 확신이 있을 경우 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회사에 투자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부채비율 70%를 기준으로 투자를 진행하기를 권한다.
③ 시가총액과 PER
많은 투자자들이 습관적으로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주가를 기준으로 해당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만약 주가만으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두 가지 오류에 빠지게 된다. 먼저 첫 번째 오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2024년 8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74,300원이었으며,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73,700원이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두 기업의 주가만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되었다고 평가를 하기도 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고평가 되어있다고 평가를 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첫 번째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시가총액은 기업의 주가에 발행된 주식수를 곱해서 산출할 수 있다. 앞서 예로든 2024년 8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43조 원이었으며,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26조였다. 만약 발행 주식수가 많은 기업이라면 시가총액이 높더라도 주가가 낮을 수 있고, 반대로 발행주식수가 적은 기업이라면 주가가 높더라도 시가총액이 낮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항상 시가총액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동일한 산업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들 중 하나의 기업을 선택하여 투자를 하려고 할 때는 시가총액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본인이 생각을 할 때 같은 산업에서 경쟁 중인 A와 B 기업 중 A 기업의 경쟁력 및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B기업의 시가총액이 더 높다면 A 기업이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동일한 산업에서 상업화된 제품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고 있는 C라는 기업과 아직 상업화되지는 않았지만 C 기업의 제품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인 D라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고, C와 D 기업의 시가총액이 각각 5조, 1조라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D 기업의 제품이 상업화됨에 따라 D 기업의 시가총액과 C 기업의 시가총액과의 차이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물론 주식이라는 것은 복잡성의 결정체이며 하나의 지표로만은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없으나 투자자에게 가장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숫자로 투자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지표가 바로 시가총액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투자 의사결정을 위한 사고를 시작할 때 항상 시가총액을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두 번째 오류는 8/30일 74,300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90,000원, 그리고 50,000원이 되었을 경우 주가만을 기준으로 하여 각각의 경우를 고평가, 그리고 저평가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듯 다른 지표들과 연동시키지 않고 주가 자체만을 보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이 오류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지표로는 PER(Price Earning Ratio)라는 것이 있는데, PER은 주가와 발행주식수, 그리고 기업의 순이익이 반영된 투자 지표이다. PER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EPS(Earning Per Share)을 먼저 알아야 되는데, EPS란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1년 동안 1,0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고 해당 기업의 발행 주식수가 1억 주라면 해당 기업의 EPS, 즉 주식 1주가 벌어들은 당기순이익은 1,000원(1,000억 ÷ 1억 주)이 되는 것이다. PER은 해당 기업의 주가를 EPS로 나눈 값이 되는데, 만약 앞서 언급한 기업의 주가가 10,000원이라고 하면 그 기업의 PER은 10(10,000원 ÷ 1,000원)이 되는 것이다. 당기순이익이 모두 1,000억 원이고 발행주식수가 1억 주로 동일한 A와 B라는 기업의 주가가 각각 50,000원, 10,000원이라고 가정한다면 두 기업의 PER은 각각 50, 10이 되는 것이다. 물론 주가는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여 형성이 된 것이지만 EPS와 주가에 의해 계산된 PER을 기준으로 논의를 한다면 우리는 A 기업이 B 기업에 비해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렇듯 PER은 기업들의 당기순이익과 발행주식수, 그리고 주가까지 연동되어 산출되는 투자지표인 관계로 기업의 고평가,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투자지표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PER을 투자에 적합한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삼성전자와 에코프로의 2021년부터 2023년간의 연말기준 PER은 각각 13.6, 6.9, 36.8과 10.4, 72.6, 336.6이었다, 삼성전자의 PER의 경우 나름 안정적인 변동폭을 유지하였으나, 에코프로의 경우 매우 큰 변동폭을 나타내었다. 통상 영위하는 산업에 진입한 기간이 오래되었고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향후에도 점진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의 PER은 삼성전자의 경우와 같이 비교적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반면 유망한 사업적 아이템을 갖고 있으나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경우, 혹은 향후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의 경우 그 성장이 주가에 선반영 되어 에코프로의 2023년 PER과 같이 높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2023년 연말 기준 PER이 336.6까지 높아져버린 에코프로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인가? 물론 PER 300을 초과하는 회사를 투자하는 것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만약 그 회사가 매년 급격한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면 그 회사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특히 투자의 경력이 짧은 투자자들의 경우 고 PER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되도록 낮은 PER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한다. 지속적으로 낮은 PER을 유지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면 그 주식은 시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상승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이미 저평가가 되어 있는 주식이라 앞으로도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 안정적인 주식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인 투자의 방향성을 안정성에 두고 싶거나,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수비수와 같은 주식을 선정하고자 한다면 가능한 PER이 낮은 주식을 선택하기를 권한다. 저 PER의 정확한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저 PER 주식에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PER이 10보다 낮은 주식에 투자를 해보자. 저 PER 주식에 주로 투자를 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펀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간 존네프는 아래와 같이 저 PER 주식의 장점을 설명하였다.
"윈저에서는 유행하는 종목으로만 몰리는 시장의 집중현상을 오히려 역이용했다. 모두가 무시하는 비인기 종목을 찾아 저평가된 상태에서 적정한 수준까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이 방법은 상대적으로 쉽고 리스크도 적지만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우리를 '위대한 바보'라며 조롱하곤 했다. 이 전략은 윈저의 실적을 이중으로 뒷받침했다. 상승세의 종목을 선택했다는 점이 그 첫 번째였으며, 하락 가능성이 적었다는 점이 그 두 번째였다. 저 PER 종목이 수익성은 기대 이상일 때가 적지 않으며, 누군가가 이런 종목에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곧바로 시장의 관심을 끌게 된다. 따라서 주식에 투자하여 여윳돈을 넉넉히 마련하고 싶을 때는, 대중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비인기주를 사서 투자자들이 그 종목의 장점에 눈을 떴을 때 파는 방법이 가장 현명하다"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네프처럼 하라, 존네프)
이상 우리는 ① 매출과 영업이익 ② 부채비율 ③ 시가총액과 PER에 대해 알아보고 해당 지표들을 기준으로 좋은 기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해당 지표들은 투자의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초보자들도 쉽고 직관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들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투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많은 지표들이 존재하는데, 각각의 지표들이 가지는 의미를 추가적으로 공부해 보고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 맞는 지표들을 선정하여 투자의 의사결정에 포함시키도록 하자.
주식 투자의 세계는 복잡성과 예측 불확실성의 결정체이며, 수많은 예외들이 존재한다. 앞서 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기업,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 그리고 시가총액과 PER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투자를 하라고 조언을 하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지 않고, 부채비율이 높으며, 시가총액과 PER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투자지표들에서 표현되지 않은 호재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주식들도 발생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투자지표들을 기본적으로 참고하되,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넓고 깊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우리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좀 더 합리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라
'자신이 이해하는 주식을 매수하라', '기본적인 투자지표를 점검하라'의 내용들은 매수를 할 종목을 선정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들을 서술한 것이다. 이 외에도 훌륭한 경영진, 경쟁사들의 동향, 산업을 둘러싼 규제와 정책 등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검토해야 하는 수많은 항목들이 존재한다. 투자의 경험과 지식이 늘어날수록 투자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항목들이 정리되고 구체화될 것인데, 이 항목들을 체크리스트로 구성하여 투자를 하기 전 점검을 한다면 좀 더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워런 버핏의 영혼의 단짝 찰리 멍거는 아래와 같이 체크리스트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강조하였다.
"나는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면 어려운 문제들을 풀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투자자가 잘못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멍거는 믿는다."
(워런 버핏의 위대한 동업자 찰리 멍거, 트렌 그리핀)
그렇다면 어떠한 항목들로 투자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 할까? 챕터 1부터 현재까지의 논의를 통해 기본적인 투자 체크리스트를 수립할 수 있는 기준은 마련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더 발전된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래는 훌륭한 투자로 이름을 날렸던 투자의 대가들이 언급한 자신들 만의 체크리스트들이다. 각 체크리스트에는 공통점과 차이점들이 존재하는데, 공통점들을 우선적으로 선별하여 자신만의 체크리스트의 기초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2~20퍼센트 정도의 안정적인 성장률, 6~9배 수준의 한자릿수 PER, 성장이 뚜렷한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분석이 용이한 업종, 과거부터 이어져온 두 자릿수 수익성장률, 자본력 확대와 우수한 경영실적을 통한 높은 자기 자본수익률, 시장의 고려 대상이 될 정도의 높은 시가총액과 순수익, 일부 월스트리트 대표 종목, 어떤 경우든 배당수익률은 2~3.5퍼센트 수준"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네프처럼 하라, 존네프)
"방어적인 투자자를 위한 7가지 주식 선정기준 1. 적정한 회사규모 2. 건실한 재무상태(유동비율 200% 이상) 3. 수익의 안정성(과거 10년 동안 매년 수익을 기록) 4. 과거 20년 동안 배당이 중단 없이 지급 5. 주당순이익의 지속 성장 6. 적당한 주가수익비율(Per 15 미만) 7. 적정한 가격 대 자산 비율(주가가 장부가치(순자산 가치)의 1.5배를 넘지 않아야 함)"(현명한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
"1.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 2. 운영비용이 낮고 각종 재무비율이 유리한 기업 3. 이익증가율이 최근의 S&P500보다 높고, 가까운 장래에 급락하지 않을 기업 4. 이익예측치가 반드시 보수적으로 치우친 기업 5. 배당수익률이 평균 이상이고, 이를 유지, 증가시킬 수 있는 기업" (역발상 투자, 데이비드 드레이먼)
"1.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2. 최고의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3.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4.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5. 영업 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는가?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7. 돋보이는 노사관계를 갖고 있는가? 8. 임원들 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가? 9.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10.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11. 해당 업종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기업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가? 12.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13.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 부분 희석 될 가능성은 없는가? 14. 경영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때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입을 꾹 다물어 버리지 않는가? 15.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이렇게 작성된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는 매수의 과정에서만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주식을 매수한 후에도 자신이 투자한 종목들의 실적과 기사들을 확인하면서 기업에 어떠한 변화들이 생기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데, 만약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판단했던 부분들이 훼손이 되어간다면, 즉 체크리스트에서 본인이 체크를 했던 항목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매도를 고민해야 한다. 이렇듯 체크리스트는 매수뿐만 아니라 매도의 과정에서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때문에 자신의 투자의 목표와 가치관을 토대로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합리적인 투자를 위해 꼭 진행해야 하는 과정이다.
- 매수의 이유를 기술하라
주변의 지인들에게 자신이 투자한 주식을 매수한 이유를 물어보았을 때 그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매수의 이유를 잊어버린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일부 투자자들이 본인의 투자금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투자를 하는지를 알려주는 예시이다. 앞서 언급한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투자를 할 종목이 정해졌다면 투자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관문은 자신이 왜 이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지를 아주 간단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자신이 서술한 매수의 이유가 합리적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그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마지막 필수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주식 매수의 이유를 기술하는 행동의 중요성을 언급한 투자의 거장들은 흔하게 찾을 수 있는데 그중 일부 명언들을 아래와 같이 옮겨보았다.
"나는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이 주식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 이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 장래에 예상되는 걸림돌 등에 대해 혼잣말하기를 좋아한다. 주식의 스토리를 어린아이도 이해할 만큼 쉬운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상황을 적절하게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린치)
" 나는 어떤 주식을 보유해야만 하는 이유를 아주 간략하고 분명한 문장으로 표현하고자 애쓴다"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
"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노력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의 위대한 동업자 찰리 멍거, 트렌 그리핀)
"후견지명 편향에 빠지면, 자신이 과거에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반성하기 어려워진다. 결정할 당시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기록해두는 것이 한가지 해결책이다"(통섭과 투자, 마이클 모부신)
앞서 만들었던 체크리스트의 마지막 항목에 해당 주식의 매수의 이유를 기술할 수 있는 칸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자신이 이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이유를 적어보자. 이렇게 매수의 이유를 적은 것은 또 다른 정점을 발휘한다. 매수 이후 주식시장이 요동을 쳐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게 되면 투자자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투자의 원칙과 투자한 기업에 믿음이 없는 투자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원칙과 기준이 없는 매매를 하게 되어 큰 위기에 빠지게 된다. 반면 체크리스트와 주식 매수의 이유를 정리해 놓은 투자자는 보다 안정적인 심리적 환경에서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효한지, 혹은 유효하지 않은지 객관적으로 점검하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이번 챕터를 통해서 기본적인 투자지표, 체크리스트 작성, 주식 매수의 이유를 서술하는 행동들을 통해 종목을 선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금까지 기술한 종목 선정의 기준들은 매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최소한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항목들을 기준으로 종목을 연구하고 투자를 하다 보면 종목 선정의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점검되어야 할 추가적인 요소나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종목선정 기준을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 물론 우리의 경력과 지식은 좋은 주식을 선별하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꾸준하게 거치며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자신이 매수한 주식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신념을 가질 수 있게 되며, 그 신념이 결국에는 수익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워드 막스의 명언을 마지막으로 이번 챕터를 마무리하겠다.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을 버텨낼 수 있다" (투자에 대한 생각, 하워드 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