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지난 챕터에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도식화했다면, 이번에는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도식화하는 것으로 챕터를 시작해 보자. 앞서 작성했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보유금액은 1억 원으로 가정했었고, 그 1억 원은 6개의 종목에 투자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겠다. 이를 가정으로 도식화된 주식 포트폴리오는 아래와 같다.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위와 같이 도식화하였다면 포트폴리오의 구성과 비중을 점검해 보자. 위 포트폴리오의 A, B, C, D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 회사로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하였으며 현재 발생하는 매출은 없다. 신약 개발이 성공할 경우 큰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임상 실패로 인한 주가 하락의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E, F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로 안정적인 매출과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제한적인 상승이 예상되나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 이 포트폴리오가 가진 리스크는 변동성이 높은 제약관련주의 비중이 75%이며,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주식의 비중이 2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의 전략이 높은 변동성과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어떠한 문제를 갖고 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문제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만약 자신의 자금이 어떤 특성을 가진 주식들에 배치되어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꼭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도식화 해보길 바란다. 이제 각자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개선시켜 나갈지 함께 고민해 보자.
- 위험(리스크)에 대해 인지하라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렸던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저서에서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주식 투자에 뛰어들려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정신적 준비운동이 필요하다."(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주식은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모든 주식 투자에는 위험이 동반된다. 때문에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가장 먼저 진행되어야 할 과정은 주식투자의 위험을 인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인지를 합리적으로 하지만 유독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위험에 대한 인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기 예보상 비가 올 확률이 70%인 날에 장거리 운전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은 운행 중 내린 비로 인한 교통 체증으로 운전 시간이 평소보다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에 대해 당황하거나 억울해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강수확률이 70%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운행 중 비가 올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과 비로 인해 교통이 혼잡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로또를 예로 들어보자. 로또에서 의미 있는 상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1등, 혹은 2등에 당첨되어야 하며 1등, 2등에 당첨될 확률은 각각 1 : 8,145,060, 1 : 1,357,510이다. 반면 1등에서 5등 안에 들지 못할 확률, 소위 '꽝'이 될 확률은 97.64%에 달한다. 로또를 구입하는 모든 사람들은 1등, 2등에 당첨될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당첨이 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구입한 로또에서 '꽝'이 나오게 되면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꽝'이 나왔다고 자신에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분노하거나 절망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주식 투자에서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 그 이유는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에게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과신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개개인의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계적으로 알려주는 수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주식은 원금을 보장해 주지 않는, 매우 리스크가 큰 투자처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해야 한다.
앞서 도식화 한 포트폴리오에서 상업생산제품이 없는 제약 회사에 투자를 하는 것은 성공했을 경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면 리스크도 매우 큰 투자이다. 바이오 의약품의 경우 임상이라는 기업이 통제하기 힘든 변수도 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그 리스크를 헷지(Hedge, 위험을 하기 위한 행동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리스크가 큰 종목에 투자를 하고 있으면서도 그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고, 리스크를 헷지 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극히 드물다. 그리고 그 투자가 실패로 이어졌을 경우 마치 본인에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당황하고 분노하는 투자자들이 종종 있다. 이렇듯 투자자들을 크게 당황하게 하는 주식의 가격 변동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도록 방해를 하게 되고, 전체적인 투자 수익률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 전략이나 포트폴리오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대부분의 자산이 리스크가 매우 큰 종목들에 몰려있지는 않은가?', '리스크가 큰 일부 종목들에서 큰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종목들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는가?', '리스크가 큰 종목들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던져 보며 본인의 포트폴리오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수립의 첫 단계이다. 가치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오크트리캐피털 회장 하워드 막스는 본인의 저서에서 리스크와 관련해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장기적인 투자 성공으로 가는 길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리스크 제어에 있다. 리스크를 능숙하게 제어하는 것은 탁월한 투자자임의 징표다"(투자에 대한 생각, 하워드 막스)
이번에는 논의의 범위를 좀 더 넓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우량주'에서 발생한 주가하락의 예시를 살펴보며 주식투자가 지닌 위험에 대해 논의해 보자. 주식투자에서의 리스크는 꼭 성장 초기단계의 산업 혹은 신생기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전하고 우량하다고 생각되는 종목에서도 주가 하락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아래는 한때 국민주로 인기를 끌었던 카카오의 5년 주가 동향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2021년 6월 173,000원을 찍고 3년을 넘는 기간 동안 하락하게 된다. 과연 170,000원일 때 카카오를 투자를 한 투자자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상하고 있었을까? 아마 170,000원대에서 매수를 한 투자자들은 카카오가 성장한 과거와 앞으로의 밝은 미래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갖고 매수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차트가 보여주듯 그 투자의 결과는 매우 처참했다.
아래는 LG생활건강의 5년 주가 동향이다.
2014년 중순 400,000원 중반대에서 거래되던 LG생활건강의 주가는 2021년 7월 최고점인 1,780,000원을 돌파하게 된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었으며 투자자들은 LG생활건강의 향후 주가도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매수를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급격히 하락하게 되는데, 1,780,000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2024년 2월 300,000원까지 하락하게 된다. 카카오와 LG생활건강은 신생회사도 아니었고, 확실한 사업아이템들을 보유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점을 찍은 주가는 아무런 하방의 지지 없이 3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하락을 반복하여 많은 투자자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개인적으로 카카오와 LG생활건강의 사업모델을 좋게 평가하고, 앞으로도 두 회사가 이루어갈 발전에 개인적인 관심이 높다. 하지만 기업과 기업을 둘러싼 환경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이슈들이 발생하고 이는 주가의 변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속성을 지닌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식 투자가 갖는 위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자신의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파괴적인 폭락을 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 축구 포메이션을 짜듯 하라
앞선 챕터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행위를 군대를 구성하는 것에 비유를 하였다면 이번에는 좀 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한 축구팀의 포메이션(선수들의 대형을 의미)을 짜는 것에 비유를 해보겠다. 만약 자신이 한 축구팀의 감독이고 경기 전 11명의 선수를 어떻게 선발하고 배치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자신이 아무리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출전 선수를 정할 때 1명의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모두 공격수로 구성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아무리 수비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10명의 수비수로 포메이션을 구성하지 않을 것이다. 공격수와 수비수 모두 승리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며, 그리고 공격수와 수비수를 연결해 주는 미드필더(midfielder,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플레이하는 선수) 또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렇기 때문이 대부분의 감독들은 4(수비수) - 4(미드필더) - 2(공격수), 3 - 5 - 2등 적절한 균형을 갖춘 포메이션을 활용하여 경기에 임한다.
이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시장에는 리스크가 낮지만 기대 수익률도 낮은,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수비수에 비유할 수 있는 종목들이 있다. 반대로 리스크는 높지만 투자에 성공했을 경우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공격수에 비유할 수 있는 종목들도 있다. 그리고 공격수와 수비수의 사이에 배치할 수 있는 미드필더와 같은 종목들도 있다. 공격수, 그리고 수비수에 비유할 수 있는 주식은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다.(미드필더에 해당하는 주식은 공격수형 주식, 수비수형 주식의 특징이 혼합된 종목이라고 보면 된다)
공격수형 주식: 상업화되어 있는 비즈니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시장이 주목할만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 재무/매출 구조가 부실하여 투자에 리스크가 있으나, 보유한 기술이 상업화되었을 경우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음
수비수형 주식: 보유한 비즈니스가 이미 상업화가 되어있어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있고,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 적정한 PER(주가 수익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미래 성장성은 높지 않음
공격수형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많은 실점도 감수를 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10점을 득점하고 5점을 실점해 승리할 수 있지만, 10점을 득점하고 15점을 실점해 경기에서 패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극단적인 승리, 혹은 패배를 추구하는 것을 본인의 전략으로 삼고 공격수형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문제가 덜 심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투자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하지 않고 공격수형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15점을 실점하고 패닉에 빠진다면 이는 심각한 투자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수비수와 같은 종목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적은 실점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적은 득점 또한 감수해야 한다. 1점을 득점하고 0점을 실점해 승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득점을 하지 못하고 1 실점을 하여 경기에서 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수비수형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이 또한 잘못된 투자이다.
이렇듯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에 있어서 각각의 종목들이 본인의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도박과 같은 투자로 단숨에 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률을 바탕으로 복리의 원칙을 활용해 천천히 자산을 불려 가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수익률로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는 공격수형 주식이 필요하고, 공격수형 주식의 수익률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비수형 주식이 필요하다. 아무리 개별 종목의 매수사유가 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포트폴리오 전체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면 좋은 투자라고 할 수 없다. 좋은 종목을 선정하려는 노력과 함께 본인의 투자 목표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여러 업종을 담아라
종종 하나의 업종으로 분류되는 종목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이렇게 같은 업종, 다른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자산배분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투자의 경험이 짧은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다양한 업종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한다.
모든 업종에는 시황이라는 것이 있다. 반도체 관련주의 경우 반도체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발생하는 사이클에 따라 주가가 등락한다. 2차 전지, AI, 바이오 등의 산업에도 각 산업만의 업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업황을 바탕으로 하여 각각의 업종들에는 시기를 달리하며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된다. 물론 개별주식의 강력한 모멘텀으로 특정 종목들의 경우 동종 업계 종목들의 가격적 추세와는 관계없이 등락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있지만 보통 같은 산업의 주가는 유사성을 띄며 흘러간다. 때문에 동종업계의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면 해당 산업이 불황에 빠지거나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을 경우 보유한 전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하여 투자자들에게 감내하기 힘든 정신적인 고통을 주게 된다. 반면 3~5개 이상의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게 된다면 특정 업종이 하락하더라도 다른 업종에서 상승이 발생할 수가 있어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 하락을 방어해 줄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면 전체적인 수익률에 급격한 하락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어지기 때문에 정신적인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게 되며, 감정적인 의사결정으로 인해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여러 업종을 담았을 때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여러 업종으로 자금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는 초보자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분산을 많이 할수록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며 다양한 업종에 투자를 하게 되면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고, 이는 투자자들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리고 다양한 업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포트폴리오 전체가 손실구간에 빠지게 될 확률이 낮아지며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종목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초보자의 경우 보수적인 관점으로 다양한 업종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리스크를 낮추고 경험을 쌓기를 권하며, 만약 집중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싶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산업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업종간 분산투자를 선행할 것을 권한다.
- 인덱스 펀드를 활용하라
나는 인덱스 펀드가 가진 장점을 매우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꼭 인덱스 펀드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인덱스 펀드는 특정한 시장, 자산의 성과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이다. 주가종합지수(KOSPI, KOSDAQ, S&P, NASDAQ 등)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가장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종합주가지수 외에 채권, 특정 실물자산(금, 원유 등), 특정 업종들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들도 개발되어 투자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고 있다. 주가종합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예시로 추가적인 설명을 하자면, 해당 펀드는 주가지표와 동일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OSPI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경우 KOSPI가 상승하면 그 비율에 맞게 수익을 거두고, 하락하면 그 비율에 상응하는 손실을 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용어인 ETF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을 매매하듯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덱스 펀드를 칭하는 말이다.
인덱스 펀드는 많은 투자의 대가들로부터 훌륭한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워런 버핏은 자신이 갑작스럽게 죽을 경우 자신의 자산 90%를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것을 유언으로 남겼고, 인덱스 펀드 투자의 대가인 존 보글은 자신의 저서에서 아래와 같이 인덱스 펀드에 대한 장점을 설명하였다.
" 투자의 성공 공식은 인덱스펀드를 통해 주식시장 전체를 소유하고 그다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존 보글)
"2006년에 오마하에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버핏이 내게 직접 했던 말이다. "수많은 투자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주식투자법은 저비용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승인 그레이엄도 오래전에 이러한 입장을 밝혔었고 그 이후로 보고 느꼈던 모든 것을 고려하건대 역시 나나 스승의 생각이 옳았다고 본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존 보글)
"자꾸 뭔가를 하려 하지 말고 원래 자리를 지키며 가만히 있어라. 이것이 시장을 이기려고 덤비면서 지는 게임에 참여하는 것을 피하는 유일한 길이다." 모든 주식(인덱스 펀드)을 소유하라(존 보글)
"모든 해법 가운데 가장 단순한 방법을 선택하라. 즉 시장지수를 따라가는 저비용의 다각화된 시장 포트폴리오에 투자해 이를 계속 보유하는 전략이 최선이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존 보글)
이렇듯 인덱스 펀드는 많은 대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훌륭한 투자처이다. 앞서 인덱스 펀드는 특정한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S&P5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확인하고 싶다면 S&P500 지수를 확인하면 된다. 2024년 8월 기준 S&P500의 과거 10년 동안의 연평균 수익률은 15.6%였으며, 해당기간 총수익률은 325%였다. 물론 S&P500도 몇 차례의 큰 폭락을 겪은 이력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시점에 투자를 하더라도 S&P5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15%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 헷지를 위해 적절하게 분할하여 매수를 진행했다는 가정하에 S&P500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실패할 수 없는 투자처였다.
그러나 시장에는 인덱스 펀드를 시시하고 재미없는 투자처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왜 인덱스 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일까?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본인의 능력을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적으로 100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의 운전실력에 순위를 부여한다면 실력이 상위 50%에 포함될 사람은 50명이다. 하지만 그 100명으로 구성된 집단의 개개인에게 본인의 운전실력이 상위 50% 이상이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그렇다고 대답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이렇듯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본인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주식시장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시장의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러한 근거 없는 자신감은 우리의 주변에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며, 인덱스 펀드를 투자하는 사람들이 종종 주변인들로부터 무시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인덱스 펀드가 시시하다고 생각이 된다면 본인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지수의 차트를 확인해 보자. 그리고 해당차트의 5년, 10년, 20년간의 연간 수익률을 확인해 보고, 자신이 개별종목으로 투자를 하여 그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자. 이러한 검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인덱스 펀드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달성하기 쉬운 목표가 아니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위기를 겪어야만 한다. 인덱스 펀드는 우리가 위대한 투자자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서 우리의 수익률을 방어해 주는 방패와도 같은 투자처이다. 특히 투자의 경력이 짧다면 인덱스 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본인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 인덱스 펀드의 비중을 줄이고 개별종목의 비중을 늘려가기를 권한다.
특히 개인연금을 납입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경우 개인연금을 활용한 인덱스 펀드 투자를 고려해 보길 바란다. 최근 개인연금 납입자에게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전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개인연금을 증권사로 이전할 경우 과도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개별주식 투자는 제한되나 펀드, ETF 등의 금융상품으로의 투자는 가능하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인덱스 펀드를 편입시키고자 하는 투자자의 경우 개인연금으로 인덱스 펀드 투자를 진행하고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계좌로 개별주식 종목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덱스 펀드에 투자를 해야 할까? 최근 많은 증권사에서 다양한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만약 인덱스 펀드에 처음 투자하는 독자가 있다면 먼저 특정 국가의 종합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로 투자를 시작해 보는 것을 권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영역이지만 본인이 유망하다고 생각되는 국가들의 과거 10년간 GDP 성장률과 인구구조에 대해 조사를 해본다면 어느 국가의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할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S&P500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언급했었는데 미국의 500대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S&P500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은 훌륭한 투자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향후 10년, 20년에도 미국의 기업들이 과거에 이루었던 성장을 동일하게 이룰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나, 반대로 미국이 향후 10년, 20년 동안 과거에 이루어 왔던 성장을 이어가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
- 현금을 보유하라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인 현상이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감소를 피하기 위해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는 꼭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를 통해 오히려 자산이 감소된다면 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을 갖고 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나, 물가 관리를 위해 기준금리도 동반 상승한 덕분에 시중에서 3%가 넘는 이자의 예금 상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2024년 8월 기준). 무위험 투자처인 수익률 3%의 예금상품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훌륭한 투자처이다. 만약 본인의 투자 수익률이 3% 이상이라면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나, 그렇지 않다면 보유한 자산의 일부를 예금을 통한 현금의 형태로 보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궁극적으로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지만, 만약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무리하게 투자금 전액을 주식투자에 투입시킬 필요는 없다.
현금 보유는 개인 투자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만약 어떤 펀드매니저가 1억 원의 현금을 들고 와 투자를 요청하는 고객에게 '지금은 저의 역량이 부족하여 저평가된 좋은 주식을 찾기 힘든 상황이니 고객님의 투자금 1억은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고객 대응을 하는 펀드매니저가 있다면 고객은 떠나가고 그 펀드매니저는 해고될 것이다. 장기적인 시점으로 보았을 때 꾸준하게 좋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펀드는 극히 드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펀드매니저의 경우 투자 아이디어가 고갈되었거나 매수의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더라도 끊임없이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끊임없이 매매하면서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이러한 제약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자산의 일부를 현금의 형태로 보유할 수 있다.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것이다. 본인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시황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이라면 자산 중 일부는 현금으로 보유하자.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더라도 현금을 보유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훌륭한 투자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자산의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했을 때의 또 다른 장점은 위기의 상황에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장기 투자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하락장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데, 하락장에서 발생하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주식을 팔고 사는 것을 반복한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자산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하락장은 평소 사고 싶었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금은 하락장이라는 상황에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확률을 크게 줄여주는 것이다. 반면 현금을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가 하락장을 맞게 되면 이는 온전한 손실로 반영되며 두려움에 빠져 결국 비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물론 오래된 투자경험을 가진 유능한 투자자라면 굳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꼭 자산의 일부를 현금으로 갖고 있기를 권한다.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투자자가 있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현금을 보유하며 투자를 하자. 대가들의 명언을 마지막으로 현금과 관련된 논의를 마무리하겠다.
"상황에 따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투자에 대한 생각(하워드 막스)
"시장이 정신없이 상승하는 때에 가용 현금을 들고 있는 것도 역시 용기가 있어야 할 수 있다."(워런 버핏의 위대한 동업자, 찰리 멍거, 트렌 그리핀)
- 집중 투자 vs 분산 투자
: 지금까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개별주식, 인덱스 펀드, 그리고 현금에 대한 논의를 해보았다. 그렇다면 개별주식 투자를 진행할 때 몇 개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개인의 투자 역량과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경험이 많고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실력 있는 투자자라면 4~5개의 종목에 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반면 투자 경험이 짧거나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큰 투자자라면 인덱스 펀드에 일정 자금을 투자해 리스크를 헷지 하고, 10~15개 정도의 개별종목에 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위험을 더 분산하기 위해 20~30개의 종목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종목의 수가 과도하게 많으면 관리해야 하는 항목들도 늘어나 부담이 되게 된다. 10~15개 수준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위험을 헷지하고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간 후 본인의 실력이 충분히 늘었다고 판단될 경우 종목수를 줄여 집중투자하기를 권한다.
지금까지 개개인에게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각기 다른 투자 역량, 성향, 그리고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비중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챕터의 내용을 천천히 복기하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고민해 보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한 초보자를 위한 참고용 포트폴리오를 마지막으로 이번 챕터를 마무리하고, 다음 챕터에서는 어떤 종목에 투자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