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
잠시 시간을 내어 춘추전국시대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전쟁을 치르기 위해 군대를 구성할 때는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여 기마병, 궁수, 보병 등으로 병력을 구성해야 한다.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기마병 만으로 병력을 운영하면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병력의 수를 늘리는데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근접 전 및 공성전을 수행할 수 없다. 반면 원거리 공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궁수만으로 병력을 구성하면 전쟁의 핵심인 근접 전을 수행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보병만으로 병력을 구성하게 되면 기마병과 궁수가 가진 장점을 전장에서 활용할 수 없다. 이렇듯 기마병, 궁수, 보병은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한 군대를 구성하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병력의 편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칙은 투자의 세계에서도 적용이 된다. 현대인들의 자산을 구성하고 있는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현금에는 저마다 고유한 장단점이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각각의 재테크 수단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정된 투자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안정적인 환경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기 앞서 이번 챕터에서는 부동산, 가상화폐, 현금 등의 투자처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 알아볼 것이며 독자 개개인에 맞는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 자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라
앞선 챕터에서 언급하였듯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는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
대다수 투자자들의 자산은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현금 등의 형태로 보유되고 있을 것이고 그 자산들의 가치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자금이 어떠한 자산에 어떠한 비율로 분포되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앞으로 자신의 자산을 어떤 비율로 분배하여 투자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이렇게 자산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계획 없이 투자를 하게 되면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손실을 보며 보유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서는 자산을 어떻게 구성하고 각 자산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자산의 현황은 다양한 양식으로 표기할 수 있겠으나 처음으로 자산현황을 정리해 보는 독자라면 아래와 같이 간단하면서도 시각적인 양식으로 자산을 정리해 보길 바란다. 각각의 자산의 가치를 적고, 만약 그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부채를 사용하였다면 자산의 가치 아래에 부채의 가치를 표기해 보길 바란다. 재무적인 지식이 깊은 경우 해당 표를 더욱 세부적으로 작성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라면 아래의 도표 정도로 표현을 해도 충분하다.
이렇게 정리된 자신의 자산 현황을 보면서 큰 충격에 빠지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처가 주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주식의 투자 비중이 낮은 투자자가 있을 수가 있다. 혹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등을 대비하여 부동산 매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가 몰려있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이렇듯 자신의 자산을 수치화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면 자신의 투자 철학이나 생애 주기 계획에 맞지 않게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포트폴리오가 가장 이상적인 포트폴리오일까? 개개인이 처한 삶의 환경이 제각각이고 투자에 대한 철학도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때문에 각각의 자산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는 각자가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기질이 주식투자를 하는데 최적화되어 있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마땅하다. 반면 가정적인 사정으로 인해 주거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동산 투자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가상화폐의 성장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고 변동성을 잘 견딜 수 있는 투자자라면 가상화폐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진 투자의 역량이 낮은 투자자라면 투자 실력이 일정 수준까지 오르기 전까지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좋은 전략일 수 있다. 이렇듯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자기 자신을 분석하여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수립해야 한다.
자신만의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신의 생애주기에 발생할만한 일들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집을 사서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등의 자산에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물론 가상화폐 투자로 큰 수익을 얻어 계획했던 것보다 더 비싼 집을 사게 될 수도 있지만, 투자에 실패했을 경우 직면하게 될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기 때문에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3년, 5년, 10년 등 비교적 근거리의 미래에 초점을 맞추어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재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그러한 고민을 해보는 것 자체가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만약 가까운 시일 내에 자녀의 입시와 관련해 큰돈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이 된다면 그 비용과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혹은 부양 중인 가족 중 건강이 좋지 않은 분이 있다면 재무적인 지원을 고려하고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더 높은 금액으로의 전세, 매매 계약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또한 자신의 투자에 고려를 해야 하는 큰 이벤트이다. 이렇듯 자신의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점검하여 이상적인 생애주기를 검토하게 되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이벤트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각 자산들의 특징들에 대해 고민해 보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처가 어느 것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에는 부동산, 주식(ETF 포함), 가상화폐 등이 있을 것이다. 각각의 자산들에는 저마다의 특징이 있어 그 특성들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맞는 투자처가 어떠한 것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점검을 바탕으로 자신의 자산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다음 챕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할 주식을 제외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현대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투자처인 부동산과 가상화폐, 그리고 현금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자 한다.
- 부동산
이 책의 세 번째 챕터에서 언급한 가장 이상적인 주식 투자의 방법은 장기적으로 사용처가 없는 자금자금을 활용하여 시간적인 주도권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생애에서 큰돈을 필요로 하는 이벤트를 전망하여 본인이 원하지 않는 시기에 주식을 팔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인생은 불확실의 연속이지만 부동산만은 우리의 생활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재화이고, 우리는 부동산과 관련한 의사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주택자의 경우 안정적인 거주 환경, 혹은 자녀의 교육 등을 이유로 주택을 매수해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라도 상급지, 혹은 더 큰 평수로의 이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인 주식투자에 앞서 향후 주거와 관련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바탕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상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의 시작점이다.
모든 재화가 그렇듯 부동산의 가격에도 잔잔한 부침은 있었으나 물가 상승과 함께 역사적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개별주식의 경우 상장폐지를 당하거나 오랜 기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부동산의 경우 대도시에 적당한 입지만 갖추고 있다면 그 가격은 시간에 비례하여 꾸준히 상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은 리스크가 적으면서 인플레이션을 헷지 할 수 있는 좋은 자산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는 본인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부동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서술하였다.
"집은 완벽한 인플레이션 방어책이며, 불황기에 몸을 의탁할 수 있는 물리적 장소까지 제공한다"
"주식보다 집에 투자할 때 유리한 두 번째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요일자 신문의 부동산 면에 '집값 추락'이라는 머리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렸다고 해보자. 그 기사에 놀라 지금 사는 집을 팔아버리는 일은 없다. (중략) 주식과 마찬가지로 집도 장기간 보유할 때 수익을 얻을 확률이 더 높다."(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그는 부동산이 인플레이션 방어책이며,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매매가 어렵고 대부분 장기 보유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투자처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설로 떠다는 월가의 영웅'은 주식 투자의 전설인 피터 린치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와 관련한 조언을 하기 위해 집필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굳이 책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여 부동산 투자의 장점을 서술하고 있다. 자신을 추종하는 후배 투자자이 부동산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피터 린치의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부동산은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좋은 재화일 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대출을 일으켜서 실거주를 위한 1채의 주택을 매수하는 것은 좋은 투자적 전략이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는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특히 2016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자신이 원하는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 불가능한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폭등해 버린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독자들은 부동산 매수와 관련하여 현실적인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만약 연소득 6,000만 원에 자본이 3억이며 자녀가 2명인 기혼의 투자자인 김 과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김 과장이 폭락장을 기대하며 현재 시세가 10억 인 주택을 매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계획이다. 물론 심각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10억 주택이 5억이 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희박한 확률에 기대를 걸며 비현실적인 계획에 매몰되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본인의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 과장의 케이스에서는 입지가 좋지 않더라도 5~7억 수준에서 매수할 수 있는 주택의 매수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만약 앞선 김 과장의 케이스에서 직장, 자녀 교육 등의 이유 때문에 특정 지역에 거주해야 하며, 그 지역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의 가격이 10억이라면 현실적으로 그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러한 경우 조금이라도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우선 부동산 구매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하락장이 올 경우 대비해 본인이 구매하고자 하는 주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현장을 둘러보며 가격 조정기에 본인이 원하는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부동산 매입 계획을 고려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주식, 가상화폐 등의 투자처에 비교하였을 때 부동산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가격 변동이 급격하지 않다는 것이다. 파도처럼 매일 요동치는 주식과 가상화폐의 실시간 차트를 보며 원칙 없이 매수/매도의 충동을 참지 못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부동산 투자가 자신의 자산을 지켜주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부동산은 주식이나 가상화폐와는 달리 장기보유를 할 가능성이 높은 재화이므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투자처이다. 반면 다른 투자처를 통해 부동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거나 사업을 영위하는 등의 이유로 큰돈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투자자의 경우에는 굳이 무리하게 높은 가격의 부동산을 자산으로 편입할 필요가 없다.
- 가상화폐
유튜브에서 '비트코인 가격 처음 10만 원 됐을 때 반응'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하면 재미있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2013년 1월 $20에 못 미치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불과 3달이 지난 4월 1일 $100(원화 기준 약 130,000원)에 도달한 것이다.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비트코인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으며 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사인 CNBC에서는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전문가와 부정하는 전문가를 초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전문가는 비트코인의 밝은 미래를 설명하고, 다른 전문가는 비트코인이 가진 문제들을 지적하며 두 전문가의 치열한 논쟁은 6분여간 이어진다. 당시 시세였던 13만 원이라는 가격을 놓고 투자계의 전문가들이 논쟁을 벌이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12여 년이 지난 2024년 비트코인의 시세는 1억 원을 돌파하였다(3/31 기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2009년 비트코인을 창시한 이래 약 1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가상화폐는 투자의 세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최근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등장하는 등 가상화폐가 전통적인 투자 시장의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고 있으나 가상화폐의 미래에 관한 낙관적, 부정적 의견들의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가상화폐에는 내재가치가 없고 중앙정부가 인증하지 않으며, 해킹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와 관련하여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가상화폐의 장점들을 열거하며 미래에는 기축통화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나에게는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 예측을 할 수 있는 통찰력이 없으며, 어느 누구도 가상화폐의 정확한 미래를 그려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예측불가능한 미래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상화폐에 벌어진 일들에 집중해 보자. 2010년 비트코인은 최초로 $10를 넘는 금액으로 거래가 되었으며 2024년 3월에는 최고점인 $70,000를 돌파했다. 이러한 급격한 시세 변동이 발생하는 동안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반면 투자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빈곤과 그로 인해 박탈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렇듯 경이로운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을 유혹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동산,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처에 비해 뭔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가상화폐 투자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나는 지금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상승을 바탕으로 자동차 보험에 빗대어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생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운전자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운전자에게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경제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수많은 자동차 보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운전자는 매년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보험사에 납부하고, 만약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반면 가입기간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된다면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를 크게 뛰어넘는 보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교통사고가 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교통사고가 나지 않아 보험료가 매몰비용이 되더라도 운전자들은 오히려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가상화폐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은 상대적 빈곤에 시달려야 했고, 가상화폐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이 미래에 똑같은 일을 겪을 확률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렇게 가상화폐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이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가상화폐 가격 폭등으로 상대적 빈곤에 빠지는 것을 교통사고에 비유해 보자. 운전자들이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자동차 보험료를 매년 지급하듯, 가상화폐의 가격 폭등을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자신의 자산 중 일부(자동차 보험료 수준의 부담이 되지 않는 금액)를 가상화폐에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만약 가상화폐의 가격이 폭등했을 경우에는 가상화폐에 투자되어 있는 자금이 자신의 자산을 불려줄 것이다. 반대로 가상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더라도 그 손실을 일종의 보험료로 생각하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최근 급등한 가상화폐의 가격으로 인해 심각한 좌절감을 겪었거나, 앞으로도 가상화폐의 가격이 폭등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은 내가 앞서 말한 방법과 마인드로 투자를 해보길 권한다. 단,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크고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큰 투자처이다. 때문에 가상화폐 투자를 꼭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본인 총자산의 10% 이내, 그리고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2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분할 투자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 투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 현금
아마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현금은 매우 비중이 낮은 투자처일 것이다. 하지만 현금은 투자자로 하여금 손실을 피하게끔 하는 아주 좋은 피난처이다. 다가올 위험에 대비하고, 더 나은 투자 스킬을 확보한 후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금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챕터에서 진행하고자 한다.
다.
지금까지 우리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와 각 자산이 가지는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러 차례 언급을 하였듯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각자가 보유한 자산의 비중을 체크해 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그려보지 않은 투자자라면 꼭 시간을 내어 자신의 자산 현황에 대해 점검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는 각 자산이 갖는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다. 각 자산이 가진 장단점과 자신의 기질을 비교해 가며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본인에게 가장 맞는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자신의 자산을 어떠한 비중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자산에 대한 비중이 정해졌다면 계획대로 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를 토대로 본인의 환경과 성향에 맞는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자산의 가치에 증감이 발생함에 따라 자산의 비중이 애초에 계획했던 것과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연 2회 정도 자산의 비중을 조정해 주는 작업 또한 필요하다.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정하는 방법은 이후 챕터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해 보겠다.
이제 전체적인 자산을 관리하는 법에 대한 논의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주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