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목표수익률을 물어보면 그 대답은 천차만별이다. 연평균 5~7%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반면 연평균 50~100%의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만약 개인적인 역량과 투자의 환경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렇게 목표 수익률에 과도한 차이가 난다면 누군가는 그릇된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릇된 목표 수익률은 투자자로 하여금 불안하고 성급한 마음을 갖게 하며, 이는 투자의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하기에 앞서 반드시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수립해야 한다. 앞선 챕터에서 진행한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번 챕터에서는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수립해 보도록 하자.
-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정해야 하는 이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기업 분석 능력, 기업 가치 평가 능력, 자산 배분 능력 등 다양한 역량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개인 투자자들이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갖추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을 '안정적인 심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실패하는 투자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어떠한 호재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평정심을 잃고 감정적으로 매매에 임하는 것이다. 반면 심리가 안정적인 투자자는 어떠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자 원칙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켜낸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평정심을 잃고 충동적인 투자를 하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투자에 앞서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지 않았거나, 혹은 비현실적인 목표 수익률의 수립했기 때문이다. 목표 수익률을 수립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수익률을 자신의 주변이나 각종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람들의 수익률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만약 자신의 수익률이 타인들에 비해 낮은 것을 알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며 이성을 잃고 타인이 달성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마구잡이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인 목표수익률을 수립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자신의 능력 밖의 수익률을 목표로 잡게 되면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서 도박을 하듯이 리스크가 높은 투자처를 쫓아가게 된다. 이렇듯 합리적인 목표수익률의 부재, 혹은 비현실적인 목표수익률은 투자자로 하여금 안정적인 심리를 갖지 못하게 하고 이는 반드시 투자의 실패로 귀결된다. 개인 투자자가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방법은 호재와 악재가 가득한 시장 속에서 자신의 원칙을 지켜가며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듯 흔들리지 않는 심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정이다.
조금 더 세부적인 측면에서 합리적 목표 수익률의 효용을 생각해 보자.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자산 배분을 하고 어떤 종목을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 수익 100%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물론 연 100%의 수익률은 개인 투자자가 수립해서는 안 되는 수준의 수익률이다). 그 투자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각오하고서라도 분산투자보다는 집중투자를, 저수익, 저위험 종목보다는 고수익, 고위험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만약 연 100%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예금, 채권등 변동성이 적은 자산들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그 사람은 구조적으로 자신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다. 반면 연 7%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는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산을 기본 포트폴리오로 하고,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는 자산도 혼합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연 7%의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굳이 고수익, 고위험 종목 위주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이렇듯 어떠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그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종종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가 지극히 보수적인 투자를 하기도 하고, 낮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가 매우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투자자가 자신의 목표 수익률을 수치화화여 관리를 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은 결과이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본인의 역량에 맞는 목표 수익률을 먼저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립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수립과 관련한 내용은 다음 챕터에서 심도 있게 이야기해 보겠다.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의 설정은 투자금 조달 방법 선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5%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투자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투자자는 6% 금리의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해서는 안 된다. 원금의 6%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고 투자금을 조달하여 5%의 수익률을 얻는 다면 이자와 수익을 합산한 수익률은 -1%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5%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6% 금리의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하며 불필요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이렇듯 합리적인 목표수익률의 부재는 다양한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앞선 챕터에서 여러 차례 언급 하였듯이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복리의 위력을 믿고 긴 호흡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때문에 단기간에 무리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것은 투자자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본인의 역량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하였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테마주 투자, 레버리지 투자 등 무리한 방법들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러한 투자방법들은 투자자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투자법들이다. 만약 운 좋게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그 투자자는 다음번 투자에서 더 무리한 목표수익률과 투자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투자의 과정 속에서 한 번의 실패가 발생한다면 이는 큰 손실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이어져 투자자로 하여금 투자의 세계를 떠나게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합리적이고 적정한 목표를 수립했다면 그 목표달성을 위해 무리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투자의 과정에서 목표보다 저조한 실적이 발생하더라도 목표와 실적 간의 괴리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이를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을 찾게 된다. 결국 적정한 수익률은 투자의 세계에서 장수할 수 있게 해주는 등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이때까지 투자를 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했었는지 생각해 보자. 이어질 글에서 언급하겠지만 워런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은 20% 수준이다. 만약 자신이 기대했던 수익률이 20% 이상이라면 당신은 투자의 대가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왜 그렇게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삼는 것일까? 그 원인을 통계적인 시각에서 찾아보자.
- 투자 세계의 정규분포를 이해하자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실적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그래프 1과 같은 정규분포 곡선이 그려질 것이다.
그래프 1 이 정규분포의 구간을 평균과 상위 3%, 하위 3%를 기준으로 하여 A부터 D까지로 나누어 보도록 하자. 만약 100명의 투자자를 모수로 한다면 A구간에는 3명, B와 C구간에는 각각 47명, 그리고 D 구간에는 3명이 포함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같은 투자의 거장들은 A구간에 포함될 것이며, 각종 매체를 통해 종종 접하게 되는 가상화폐로 수백 억대의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도 A구간에 위치할 것이다. A 구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을 압도하는 실력을 갖고 있거나, 보통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운이 작용해야만 한다. 극 소수의 투자자들만이 A 구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어떠한 구간에 위치하는 것이 정상일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C 구간에, 그리고 비교적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일부 투자자들은 B 구간에 포함될 것이다. 간혹 엄청난 운으로 인해 A 구간에 포함된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A 구간에 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이 확률적인 사고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투자 세계의 현실이며, 이 정규분포 곡선을 통해 대략적인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투자 세계의 정규분포 곡선은 그래프 1과는 다르다. 100명의 운전자들 중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가진 운전자는 50명이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의 운전 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은 자주 목격이 된다. 많은 투자자들은 남들이 남발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평균을 상회하는 투자실적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착각을 자주 한다. 그리고 최근 유튜브를 포함한 각종 매체를 통해 투자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자신과 같은 일반적인 투자자도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된다. 이러한 망상들이 쌓여 가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세계의 정규분포를 그래프 2와 같이 엉뚱하게 그리게 된다.
그래프 2 산술적으로 상위 3% 안에 포함될 수 있는 사람은 100명 중 3명에 불과한데, A 구간의 면적이 넓은 것으로 오해를 하면서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정규분포의 그래프를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그리고 그래프 2의 망상 속에서 자신이 A 구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착각은 투자자로 하여금 조심성을 결여시키고, 감정적이면서도 무리한 투자를 하게끔 한다. 결국 이러한 행동들은 투자의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는 그래프 2의 망상에서 빠져나와 투자의 세계가 그래프 1과 같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술적으로 그래프 1의 A 구간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100명 중 3명에 불과하며, 당신이 A 구간에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주식으로 몇백억을 벌었다, 가상화폐로 몇백억을 벌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절대 조급한 마음을 갖거나 무리한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나 또한 C 구간에 포함된 투자자이지만 A 구간에 있는 사람들을 부러움이나 열등감을 느끼는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A 구간의 사람들을 나와는 다른 레벨의 사람들이라고 인정하고 나에게 맞는 적절한 페이스로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며 투자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무리하지 않고 나의 페이스에 맞게 꾸준히 투자를 이어간다면 언젠가는 A 구간에 들어가는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워런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
앞서 잠시 언급하였던 워런 버핏의 수익률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큰 오해 중 하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적인 투자자들이 매년 경이적인 수익률을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워런버핏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이 어느 정도일 것인지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가 연평균 100%가 넘는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추측할 것이다. 그러한 대답이 나올 법도 한 것이 2022년 포브스가 공개한 전 세계 부자 순위에 따르면 워런 버핏의 재산은 $118B, 즉 한화로 약 140조 원에 달한다(원달러 환율 1,200원 기준). 워런 버핏은 해당연도 부자 5위에 올랐는데, 1위~ 4위는 창업 및 기업상장을 통해 부를 이룬 기업가들이기 때문에, 투자를 통해서 부를 이룬 사람들 중에서는 워런 버핏이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성과를 이룬 대가 중의 대가인 것이다. 버핏의 자산이 14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임을 생각할 때 그가 연평균 100%를 넘는 수익률을 거두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도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측은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라쿤 자산운용의 홍진채 대표께서 2022년에 출간한 서적인 '거인의 어깨 1편'에는 워런 버핏의 연도별 수익률을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데, 1965년부터 2021년까지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연평균 20.1%의 수익률을 거두었다. 20%의 수익률이 하찮게 보일 수도 있지만 6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한 수익을 거두며 그의 자산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버핏의 자산의 대부분은 그가 60세 이후에 이룬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는 20%대의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복리의 효과를 활용하여 엄청난 자산을 이루었다. 물론 특정기간 버핏을 압도하는 수익률을 거둔 투자자도 있겠지만 포브스가 발표한 전 세계 부자 순위에서 보듯이 버핏과 같이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천문학적인 자산을 이룬 사람은 없다.
이렇듯 투자의 세계에서 60년이라는 기간 동안 살아남으며 가장 뛰어난 실적을 거둔 투자의 전설의 수익률이 연평균 20%이다. 만약 자신이 목표로 삼은 투자 수익률이 연평균 20%를 초과한다면 자신에게 워런 버핏을 능가하는 노력과 역량이 있는지 자문해 보자.
- 현실적인 목표 수익률
앞선 내용들을 통해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수립하는 것의 중요성, 목표 수익률과 관련하여 우리가 범하기 쉬운 사고적 오류, 그리고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을 통해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연평균 수익률은 20% 미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월 스트리트의 전설 피터 린치는 자신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에서 개인 투자들에게 합리적인 수익률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주식 투자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장기 수익률은 9~10%이다."(피터 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나는 안정적인 투자금의 운영과 충동적인 의사결정을 방지할 수 있는 심리상태 유지를 위해 피터 린치가 제시한 수치보다 약간 낮은 7%를 목표 수익률로 잡을 것을 권한다. 7%의 수익률을 시시하게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고, 본인이 주식투자를 통해 감당하는 리스크를 감안했을 때 7% 이상의 보상을 원하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통해서 연평균 100% 혹은 200%의 수익을 올렸다는 다는 지인들의 무용담을 들은 투자자라면 7%라는 수치는 절대 용납이 될 수 있는 목표 수익률이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을 압도하는 지인들의 성공담을 들을 때 꼭 기억해야 하는 점이 하나 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에 근거하여 원금을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다."(벤자민 그레이엄, 현명한 투자자)
"사람들은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좋으면 흔히 자기 실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익률이 계속 높은 투자자 중에는 위험을 과도하게 떠안은 경우가 있다." (리처드 번스타인, 소음과 투자)
극도로 높은 투자 수익률을 거둔 사람들의 성공담에 원금의 안정성을 고려했는지, 과도한 위험을 떠안지는 않았는지를 알아보자. 우리의 목표는 Chapter 1에서 논의하였듯 돈을 소중히 여기며 적절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절대 과도한 위험을 떠안으며 단 한 번의 성공을 추구하는 투기가 아니다.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특히 투자에 입문한 지 오래되지 않은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투자금을 안전하게 보존해 가며 투자를 시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복리의 위력을 믿으며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지속적인 투자 실패로 7%의 수익률도 달성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나는 개인적으로 7%의 수익률은 매우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의 방법에는 개별종목 투자뿐 아니라 지수를 추종하는 EFT에 투자하는 방법과 원금을 보존하며 약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활용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고, 이러한 방법들을 지혜롭게 활용한다면 7%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조급하게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우선 7%를 목표로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자.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목표 수익률을 점진적으로 높이가 보자.
- 보조 목표수익률
앞서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하여 자신을 평가할 것을 제안했다. 본인의 절대적인 목표수익률을 7%로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특정 연도의 종합주가지수가 -20%를 기록했다면 7%라는 목표수익률은 달성하기 불가능한 수치이다. 반대로 특정 연도에 과도한 상승으로 인해 종합주가지수가 30% 상승한 해에는 7%의 수익률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 경우 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시장 대비 23%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기적인 목표수익률은 연 7%로 설정하되, 매년의 실적은 주가종합지수와 연계하여 평가되어야 한다.
- 존네프의 명언
이번 챕터를 통해 적정한 목표 수익률 수립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에는 아직도 높은 수익률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비현실적인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해야만 하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두어야 하는 상황에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지인들이 달성한 수익률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느긋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케냐의 마라톤 선수인 엘리우드 킵초게는 2022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42.195km를 2시간 1분에 주파하며 남자 마라톤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42.195km의 거리를 시속 21km/h로 달린 것이다. 자메이카의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는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100m를 9.58초에 주파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를 시속으로 계산하면 약 37.6km/h의 속력이다. 만약 킵쵸게가 좀 더 나은 기록 달성을 위해 30km/h가 넘는 속력으로 마라톤 경기에 임하면 그의 성적은 어떻게 될까? 그 정도의 페이스로 경기 초반부터 질주를 한다면 기록은커녕 완주도 힘들 것이다. 42.195km를 달리는데 적합한 페이스가 있고 100m를 달리는데 적합한 페이스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는 마라톤에 가까울까 아니면 100m 달리기에 가까울까? 주식 투자는 100m 달리기보다는 마라톤에 가깝다. 비록 마라톤 경기에서 30km/h의 속력으로 자신을 추월하는 경쟁자가 있더라도 그 경쟁자를 추월하기 위해 무리해서는 안된다.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작은 여유로움을 줄 수 있는 명언과 함께 이 챕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월 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존 네프는 자신의 저서에서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윈저(존 네프가 운용했던 펀드의 이름)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았다. 나는 마치 테니스를 치듯 꾸준히 네트 너머로 공을 넘겨준 다음 상대편이 실수할 때를 기다렸다."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네프처럼 하라, 존네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자 중의 하나인 존 네프는 자신의 성공의 비결을 화려한 발리나 강력한 스트로크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혹시 테니스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는 유튜브에서 스트로크와 발리를 검색해 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존 네프 정도의 대가라면 화려한 발리와 강력한 스트로크로 시장과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그의 성공의 비결을 꾸준히 공을 네트 너머로 넘기면서 상대(시장 혹은 다른 투자자들)가 실수할 때를 기다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혹시 당신은 단 한 번의 강력한 공격으로 주식 투자라는 게임을 끝내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조급함에 사로 잡혀 온몸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투자자가 있다면 존 네프의 명언을 가슴에 새기며 차분한 마음으로 다음 챕터로 넘어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