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외주의 시작은 블로그였다. 국비학원에서 이런 과정을 듣고 있다며 블로그 챌린지에 내 일상을 적은 포스팅이었는데,
혹시 로고디자인도 해주시나요?
하는 댓글을 보고 한참 고민하다가 해보기로 결정했다. 그게 내 첫 주문이었다.
두 번째는 인스타 팔로우를 하고 있던 뷰티 유튜버분이 건바이 건으로 편집자를 구한다는 스토리를 올렸었는데, 고민하다가 DM을 보냈었다. 그렇게 2편의 영상을 편집해 드렸다.
세 번째도 인스타 팔로우하고 있던 뷰티 유튜버분이 편집자를 구한다고 스토리를 올렸었다. 이번엔 프로그램이 파이널컷이면 좋겠다는 제한 조건이 있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DM을 보냈었다. (나는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팩트를 사용한다.) 그랬더니 프리미어를 다뤄도 괜찮다고 하시면서 손발이 잘 맞으면 정규 편집자로 고용할 의사도 있다고 하셨다. 이 분의 영상도 2편을 편집했고, 정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네 번째 고객은 마케팅을 배우기 위한 오픈 채팅방에서 만났다. 그중 한 분이 로고 디자인을 맡기고 싶은데 아는 디자이너가 있거나 저렴한 업체를 알면 소개해달라는 물었다. 거기에 덜컥, 내가 해드리겠다고 해버렸다.
다섯 번째 고객도 인스타 팔로우를 하고 있었는데, 스토리로 프리랜서 편집자를 구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력서를 보냈는데 의외로 상세페이지 디자인을 맡겨주셨다. 디자인 관련 포폴은 하나도 보내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상세페이지를 바꾸고 주문이 쭉쭉 늘었다고 하셔서 뿌듯한 건 덤이었다.
이후에 다섯 번째 고객님께서 다른 편집자 분에게 맡겼던 영상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나한테 긴급으로 편집이 가능한지 문의해 주셨고, 이틀 만에 영상을 만들어 냈다.
다섯 명의 고객을 만나게 된 공통점은 '도전'이다. 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나는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고 도전했다. 내 실력은 아직 내 눈에도 한참 차지 못한다. 나는 나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고, 나는 이 점이 내가 디자인과 영상 편집을 할 때 디테일을 챙길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수준 높은 디자인을 요구할 경우에는 경력이 많은 디자이너 친구에게 작업물을 넘겨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덜컥 주문을 받았던 용기 있는 행동이 결과물을 만들었다.
우리는 종종, 어쩌면 자주 남을 부러워한다. 부러워만 하고 있는지, 아니면 내 인생을 채워가면서 타인을 부러워하고 있는지 한 번씩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들이 보기엔 꽤 열정적으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가 현실에 안주하며 살게 될까 봐 늘 마음을 졸인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걱정이 아니라, 내 스스로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어제보다 0.1%라도 나은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게 오늘 나의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기 전에 어제의 나와, 한 달 전의 나와 먼저 비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10년 뒤에 그때 그 일을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