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표지처럼 글도 담백하다. 청명한 하늘을 보는 듯, 너무 착한 티가 나서 여러 번 책을 덮었다.
나랑은 결이 너무 달라서.
일단 서울대라는 학벌,
거기다가 잘 나가는 광고회사 팀장,
여유롭게 키우는 외동아들 하나,
무엇보다 일을 사랑하는 마음
난 왜 내 일을 사랑하지 못했을까?
문득 나에게 전화하시는 민원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로 했다. 잦은 통화 중으로 짜증이 밀려왔는지
"참 바쁘시네요, 전화 한 번 하기 힘드네요"
라는 목소리에는 더욱 상냥하게 응대하고
납득하기 힘들다는 말에는 자료를 더 찾아보고 전화 준다고 말씀드리고.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엔 좋은 하루 보내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오늘도 나에겐 30통이 넘는 전화가 오겠지?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하자, 그분들이 내 월급을 주시는 상사분들이시니까.
유병욱 작가처럼 나도 내 일을 사랑하고 자긍심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