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몸 싣고 수면 부족으로 덜컹댐에 아랑곳없이 실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유치에 7:35 도착, 암천리에 8:35 도착했다. 浩兄이는 피곤하다. 곧바로 세수하고 교실로 갔다. 아침밥 굶고 그 먼 길을 버스로, 자전거로. 오자마자 우리 반 수업하러 간 것이다. 널 조금이라도 더 만나려다 보니 이렇구나. 휘청거리는 주변의 상(像)들에게 애써 동공을 확대시켜 보지만, 되려 힘이 꺾이고 다리만 후들후들 거릴 뿐이다.
그렇지만 承弟, 너를 생각하며 힘을 냈다. 초인적(招人的)인 힘(?)으로 오전 수업을 마치자마자, 방(房)으로 달려갔다. 浩兄. 그래. '承弟를 위해 살아간다.'라는 목적이 있기에 무척 강하려고 한다. 굳게, 의연하게 모든 환경을 극복하고 싶다.
承弟야!
돈 1,000원을 못주고 온 게 몹시 서운하다. 도무지 너를 보면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어 버리니 이상하단다. 아마 이게 사랑일까? 사랑이라면 확실히 널 미치도록 사랑한다. 나의 온 생을 걸고서...
혼자 있는 자취방. 네가 있는 것 같아 이곳저곳에 시선을 두어보지만, 이내 나 홀로 방임을 안다. 늘 함께 지내고 싶어서 너를 방 안에 가두고 싶다. 비록 지금의 환경과 처지는 아득할지라도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살자. 너에 대한 지고지순(至高至順)한 사랑. 이 때문에 浩兄이는 숱한 날 오로지 널 향한 한마음으로 산다. 운명이란 늘 더 커다란 희생을 강요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훈훈한 사랑이 있기에 외롭기는커녕 힘이 불끈 솟아오른다.
가자. 원초 지극히 순수한 사랑의 처소로. 그래서 너와 나, 한없는 설렘으로 서로에게 다가가자. 산다는 게 그리 쉽지는 않지만, 때론 고통과 시련이 다가오지만 강인한 사랑의 힘으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자. 아름답고 고귀한 사랑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살자. 모든 실·허상(實·虛像)을 무시해 버리자. 꺾이지 말고 의연히 극복해 나가자.
인간이란 유한적 존재이지만,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영생을 믿기에 무한적 존재임을 믿고 살자.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고 하지.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우리는 지상에 왔다는 표적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가 아닌 우리로서 위대한 사랑을 남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