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자. 말하자. 사랑한다고 말이야

글피 보자

by 초들

<이제 남은 편지는 1편 입니다>



임용서류 강의받고 광주 쓰고, 장흥 쓰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편지를 받고 교회 갔다 오고 느긋한 심정으로 편지를 뜯고 읽어 내려갔다. 비틀 글씨 쓰느라 시간 좀 걸렸겠구나.


사랑스럽고 충성스러운 浩兄아!

네 편지 읽고 울었단다. 네가 너무 짠해서 말이야. 나 같은 약한 여자를 사랑한다고 헛소리해도 봐주니까 말이야. 浩兄아, 참 미안하다. 항상 네 마음 아프게 하니까.

절대 걱정할 것 없어. 나는 浩兄이를 잃지 않을 것이고, 이혼(離婚) 경력 만들고 싶지 않아. 내가 어떻게 너를 감히 멀리 대하겠니? 상상도 못 할 것이야. 그런데 너는 상상도 하는지? 나를 믿어라. 너의 반려자로, 너의 애인으로, 아내로 아낌없이 살아줄 테니, 염려하지 말고 2년 동안 열심히 살길 생각하고. 국민학교에 종신 근무할 생각 버리고 끝까지 공부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내가 도와줄게.


용기 내라. 浩兄아. 浩兄이는 참 영리하고 똑똑하지, 나를 구워삶을 재간(才幹)이 있으니까. 나는 너의 사랑에는 못 말리니까, 계속 이해하고 살아주라. 암 그래야지.


浩兄아!

차분해진다. 너는 KS 마크(mark)니 그냥 좋다.

감기 왕창 걸려 코가 헐어서 금방 코가 떨어질 것 같아. 어서 와서 고쳐주라. 처방약도 사 오고 말이야. 없으니까 알아서 사 오고, 만약 있다면 훗날에 써먹게 걱정 말고 사 오도록.

浩兄아!


보고 싶다. 너는 왜 나에게서 멀어져 있니? 거봐 가난하니까 떨어져 살지, 부자이면 졸업하자마자 너에게 갈 텐데. 나도 돈 벌어야 하잖아. 또 지가 안 오면서? 하지 마. 잘 먹고살도록 해줄게.


염려 말고 내년에는 기도 생활하고, 성경 보고 성경 보고해라. 제발 찬송 좀 가르쳐 주라, 응. 주님을 사랑하니 너도 사랑한다. 주님이 변치 않듯, 나도 너도 그러하지. 당연한 것을 가지고 그리 고민하지 말거래이. 浩兄아, 울지 말거래이. 눈물도 안 나오지만….

만나자. 말하자. 사랑한다고 말이야. 응! 안녕, 글피 보자.


아이고, 보고 싶어라. 빨리 안 오고 기다리게 만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