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리고딕 Oct 22. 2023

우정을 돈의 가치로 계산할 수 없어요

몽마르트르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식당 

피카소, Sisley, Degas, 세잔, 르느와르, 반고흐 

여기 이름이 적힌 예술가의 작품을 만약 진품으로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 작품을 현재 돈의 가치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요? 그런데 작품이 만약 하나가 아닌 여기 적힌 예술가의 작품을 여러 작품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본인의 평생 쓸만한 돈뿐만 아니라 파리 유수의 유명 건물주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파리의 몽마르트르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파리의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파리 외곽으로 몰려든 곳이었다. 그중에는 피카소같이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도 있었지만 고흐처럼 무명인 예술가들도 섞여있었다.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 무명의 예술가들은 식당에 지불할 밥값과 술값도 벅찬 형편이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들은 식당에서 음식과 술을 먹고는 자신들의 그림이나 작품으로 음식값대신 놓고 가기도 하였다.

그런 대표적인 몽마르트르의 식당이 바로 La Bonne Franquette였었다. 


이곳을 자주 방문한 예술가중 고흐도 있었는 데 동생 테오와 몽마르트르에 살 시절 그도 이곳을 좋아해 자주 왔었고 식당에서 주인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물하곤 했었다. 몽마르트르는 예술가들의 돈이 없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과 저렴한 월세가 있는 예술가들의 천국 같은 곳으로 알려지다 보니 실력 있는 예술가들이 많이 많이 몰려들어 곧 예술성지로 자리 잡았고 예술적 부흥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술가들이 방문했던 식당을 찾아와 음식을 주문하려는 관광객들 


지금의 몽마르트르는 예술가들이 몰려있기보다는 이곳에서 배출한 예술가들의 삶의 흔적을 찾으려는 관광객이 더 많은 곳이 되어 아쉬운 감도 있지만 몽마르트르의 주변 골목골목마다 예술가들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넘치는 곳이라 여전히 이곳의 예술적인 낭만은 연주되고 있다. 


이곳의 감흥을 주는 에피소드의 하나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오르세박물관이 오픈하여 작품수집을 하던 차에 고흐가 몽마르트르에 있던 시절 La Bonne Franquette에서 식사 후 식당 사장님에게 작품을 여러 점 선물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식당주인의 후손을 만났다고 한다. 이미 반고흐와 피카소 등의 작품이 미술품 경매장에서도 부르는 게 값일 만 틈 작품의 값어치를 인정받는 시기였으므로 작품을 시장 거래가격으로 고래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작품을 미술관에서 인수하기 위해 원하는 가격을 적으라는 미술관의 요구에 식당 주인의 후손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바 그림에 가격을 적을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유는 당시 예술가들과는 친구사이로 만나 무룔 식사를 제공하고 선물도 작품을 받은 건데 그 당시 예술을 함께 논하던 친구한테 받았던 소중한 작품에 어떻게 가격을 매길 수가 있겠느냐며 작품들을 자신은 가격을 적을 수 없으니 미술관에서  작품을 가져가라고 했다고 한다. 오르세에서는 판매자가 원하는 가격이 없다고 했으니 성의표시를 어떻게 하였는지는 알려진 바는 없으나 멋진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물질 만능이라는 둥 하며 보이는 않는 가치는 모호하고 논리적이지 않다고 하면서 가격으로 가치를 매기려고 하는 시대에서 살 고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알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의 얘기는 나에게는 더 울림이 있는 것 같다. 

식당의 주인이 사람의 가치 우정의 가치를 알아볼 줄 아는 품성을 가져서인지 이곳 장소가 예술가들의 작품소재에 되어 많이 등장하였다.  반고흐의 유명한 작품  « Guinguette »도 이 식당의 테라스가 배경이 되었다. 


Van Gogh y peignit sa célèbre « Guinguette »


소중한 친구로부터 받은 선물의 가치를 어떻게 돈으로 정확히 계산할 수 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 돈으로 다 계산될 수 없지 않은가. 돈으로 교환할 수 없는 가치를 아는 사람, 이왕에 인생을 살다 간다면 그런 사람을 친구로 두고 싶지 않은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고 나 역시도 돈의 가치보다는 인생의 가치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전 09화 악마가 만들었나? 세고비아 수도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