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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Jul 14. 2023

여행의 기록

책갈피에 꽂아 둔 제비꽃처럼


살던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머무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 다른 정보에 의존하여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된 사실은,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란 또 달리 '주관적인' 나에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이 주는 정보에 많이 기대어 어떤 의사결정을 하기에 이를 때에는

어김없이 후회가 뒤따르는 것이다.


그러니, 낯선 곳에 이르러 무언가를 할 때에는

최선을 다해 가장 정확한 정보에 접근해야 하고, 나만의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정보를 잘 모으는 것,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는 것은 사람의 역량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겠지만.

내 역량과 깜냥에 맞아야 그게 내 것이다. 그래야 그 책임도 내가 진다.


이러한 태도는 여행을 기록할 때에도,

내가 주체가 아니라 아이들이 무언가를 할 때에도

어김없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건만.


누군가 훅하고 자신의 가치와 경험을 세상 최고인양 들이밀 때의 그 기분을 느낄 때, 아차!

나 역시 누군가에게 겨우 내 수준의 허접한 가치와 경험을 무지막지하게 들이밀었겠구나, 부끄럽다.


이번 여행 뒤에도 어김없이 토리파인 주립공원을 찾았다. 이곳의 태양은 늘 눈이 부시다.



이곳에 여행의 기록을 남기는 것은,

그저 순간이고 찰나인 행복의 순간을 잠시 잡아두고 싶어서다.

산책길에 만난 작은 들꽃을 책갈피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보았던 것처럼,

햇빛처럼 빛나는 저 시간을 잠시라도 멈추어 고이고이 오래오래.

초록빛 가득한 알래스카에서 넘어와 노란빛 가득한 토리파인에 서다. 캘리포니아의 해질 무렵은 참으로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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