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파인의 Twilight

Torrey Pine Sate Park, 반달은 하늘에 태양은 바다에

by sojin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

Twilight.


Twilight을 사랑하게 된 것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이다.

인생을 얼마 살지 않은 십 대 소녀의 눈에도

twilight 동안의 태양은 (그것이 비록 한 여름일지라도)

언제라도 부드럽고 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순간엔 태양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닿는 모든 것들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하루 종일 별 하는 일 없이 게으름을 피우는 날엔 가까이 있는 토리파인 주립공원에 꼭 간다.

약간의 집안일과 다소 많은 걱정 밖에 하는 일이라고는 없지만.


부지런히 지구를 돌아 저 태평양 너머로 '나 이제 쉬러 갈게'라고 인사하는 것만 같은 해를 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이 시간에 온전히 머무는 것 이외에 또 무엇이 중요할까, 싶다.


꽃들에 담겨있는 Twilight의 빛, 내눈에만 예쁜걸까.
나의 사진은 늘 자연 앞에 너무나도 초라하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느끼는 그 아름다움이 조금이나마 사진에 담길 때가 있다.
참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지 않은가, 못생겨도 예뻐 보이는 빛인데, 이곳 토리파인은 참 잘 생겼다. 멀리 라호야 해변에도 빛이 난다.
저 멋진 길을 따라 바다로 내려간다




Twilight의 뜻은 사실 최근에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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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도착하니 마침 해가 진다. 반달은 하늘에, 태양은 바다에 있다.



Twi+light은 2개의 빛, 즉 달과 해가 함께 있는 순간을 말한다.

정말 너무 예쁜 이름 아닌가. 뜻을 알고 나니 그 시간이 더더욱 사랑스럽다.

이 순간에 이 이름을 붙인 사람은 시인임에 틀림없다.

해지는 순간의 바다다.

해와 달이 다 담겨 있다.



해가 지는 것을 보고 다시 토리파인 언덕을 올라온다.

해가 지는 동안에 온통 바다 쪽으로만 눈이 갔었는데, 오르는 길에서야 비로소 반대편도 보인다.

해가 지는 반대쪽의 언덕, 괜히 멋지다.


바닷가에서 해지는 것을 보고 올라왔더니, 어느새 주변이 깜깜해진다.

고요한 검은 하늘, 반달과 여명.

참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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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파인의 밤, 반달이 참 예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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