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만나는 시간

by sojin

twilight 시간에 가만히 머물고 있으면,

온전히 모든 것이 변화되는 신비한 순간을 느낄 수 있다


해와 달이 만나 매직아워로 빛나는 그 아름다운 순간, 트와일라잇.

일하지 않고, 온전히 나와 아이들에게만 집중하는 샌디에이고의 시간들.

나에게 트와일라잇의 순간이다.

남아 있는 샌디에이고에서의 시간 동안 트와일라잇에 더 머무르기로 마음먹었다. 토리파인 가이플레밍트레일.



무엇이 날 이토록 빛나는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나는 어떤 인연으로 이 도시에 오게 되었을까.

꼭 이 도시가 아니어도 좋았겠지만, 이 도시여서 더 좋다.


창밖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그저 싱그럽기만 한 이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 삶의 모든 것을 이룬 양 충만하다.


샌디에이고에 처음 왔을 무렵, 그저 햇살과 맑은 공기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발보아 파크 어딘가.




이곳에서의 시간은 어쩌면 중학생 꼬꼬마 시절 내 수첩에 적힌 작은 희망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외국에서 살아보기', '세계일주하기'. 같이 우스꽝스럽고도 막연하고도 막연했던 나의 꿈.

참 신기한 것은, 그렇게나 막연했던 꿈 꾸기 조차도 작은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작은 씨앗이 돌고 돌아 긴 시간을 보낸 후에, 이렇게 예쁜 꽃으로 피어난다.

작고 한낮에도 별처럼 빛나는 소박하고 작은 들꽃들




해와 달이 만나는 매직아워의 시간.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낮과 밤이 교차하고, 그리고 사물이 가장 화려하게 변화하는 시간.


이 곳 샌디에고에서 지내는 우리의 시간도 매직아워의 시간.

매운 사춘기로 자신의 동굴에 빠져들던 사춘기 아이들에게도,

정신없이 아등바등 살아와 퉁퉁 불어버린 나에게도.

어둠과 빛이 교차하고, 억압과 자유가 뒤바뀌는 황홀한 시간.


누구에게나 이처럼 신비한 순간은 찾아 온다.


해는 온전히 졌지만 빛은 남아 있다. 밤으로 깊어가는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이 시간이 참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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