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initas Library, '독립'적인 삶을 향해
Gray May,
5월은 언제나 일 년 중 가장 화려하고 화창한 날인데, 이곳에서는 요즘 해를 보기가 어렵다.
Gray May라니, 상상도 못 했는데. 덕분에 어디든 뛰쳐나가지 않아도 죄책감? 이 덜한 하루하루.
일주일 동안의 칩거의 결과물은 여름의 길고 긴 여행계획.
집 안에만 있기가 답답했는지 J가 엔시니타스 도서관에 가자고 한다.
Southcoast Highway 101을 따라서, 바닷길을 따라 달리는 기차와 함께
오랜만에 엔시니타스 도서관.
살아갈수록, '독립'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5월은 화창하고 눈부신 날씨에도 이런저런 챙겨야 할 것 가득해 사실 부담스러웠는데
이곳에서의 Gray한 날씨, '독립' 혹은 '고립'의 시간 속에서는 오히려 몸과 마음이 지나치게 편하다.
'독립'이란 '다른 것에 예속되거나 의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예속과 의존이 없는 삶,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 여력은 없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의존이 없는 삶이 진실로 어렵다.
자식은 아주 연약한 존재로 나에게 오고, 그 연약한 존재가 내게 의존하는 것으로 내 온전함을 채운다.
그것은 성년이 되기 전까지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상의 전부이다.
부모 자식 간의 계산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다.
(부모의 '재산'이나 '노동력'을 탐하는 자식이나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를 내뱉는 부모는 모두 셈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혈연으로 얽히고설킨 우리네 관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의 기준을 딱 스스로의 수준에 맞춰둔다.
나쁘다. 훌륭하다. 괜찮다. 착하다. 이 모든 감정은 철저히 자신의 수준에서 결정된다.
받을 만하다는 생각, 주지 않으면 불편하다는 생각.
이 모든 생각이 온전하게 건강한 상태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비단 자식과 부모와의 관계뿐 아니라, 부부와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친구와의 관계는 주고받음이 명확해서 오히려 괜찮다. 주고받음이 명확하지 않은 관계가 가장 어렵다.
어쩌면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가족, 가정 안에서의 무게 중심 찾는 것이 아닐지.
주고받음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기. 아름다운 일이다.
Gray May, 나쁘지 않다.
독립獨立은 고립孤立이라는 단어와 닿아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에 한껏 다가가기 위해서는 외로움과 친해야 한다.
Encinitas Libray
무척이나 사랑하는 도서관. 가는 길도 내내 101 도로를 따라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고 간다. 도서관에 앉아서 이렇게 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