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와 함께
드라마 더 글로리는 재미있다.
욕설과 잔인함이 난무하지만 재미가 있다.
그러나 그 드라마가 '머리'가 아닌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 중 하나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에서 말하는 것과 통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자주 잊는다.
사람은 그 사람이 얼마나 가졌느냐, 무엇을 이루어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구원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었는가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을.
(물론 그 '판단'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는 그 끔찍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그 끔찍한 상황을 더 이상 기억하지 않기 위해 살아간다.
끔찍한 상황은 때로 아니 오히려 더 많이, 가장 사랑받아야 할 가족으로부터 온다.
그건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지는가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하지만 풍요로움보다는 결핍의 상태에서 끔찍한 상황은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끔찍한 상황은 만난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향한 누군가의 진한 사랑과 구원을 한번이라도 느낀 사람은,
그것으로 또 살아갈 힘을 얻게 되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동은의 일상은 메마르고 피폐하지만, 그는 주변 사람을 구원하고 있다.
이건 사실,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난, 누군가를 구원한 적이 있을까.
싱클레어를 구원한 데미안이 된 적이 있을까.
난 늘 내가 싱클레어라고만 생각해었는데,
이제는 내가 얼마만큼 데미안으로 살았는지가 더 중요한 나이가 되어 버렸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으로 평가받는가.
나는 누구를 '사랑'하고 '구원'하고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