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타이밍, 치노힐스
처음 맞이하는 캘리포니아 봄비.
겨울이 춥고 오랠 수록, 봄은 더 빛나는 탓인지.
봄과 비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로서도
캘리포니아의 봄비는 환한 햇살보다는 덜 반갑다.
날이 흐려 길가에 핀 꽃잎이 반짝임이 덜하지만,
볼일 보러 LA까지 가는 길에 꽃구경을 안 할 수가 없지.
겨자씨 꽃이 유채꽃 마냥 흐드러지게 피었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끌고 간 치노힐스.
아, 상상만으로는 노란빛 겨자꽃이 온 언덕을 뒤덮어 봄바람에 넘실대는 모습이었는데.
역시나 기대는 실망을 끌고 다닌다.
하지만,
저 이름 모를 꽃들이 주는 색의 조합이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예전에 제주 함덕 서우봉에서 본 무꽃? 과 너무 닮았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난 몹시 게으른 관찰자라, 마주치는 꽃들의 학명을 찾아보거나 하는 부지럼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흐린 하늘 아래에서 마주치는 저 색의 조화가 너무나도 신비롭고 가슴 벅차게 아름다울 뿐.
봄꽃 하나 보는 것도 이렇게 딱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다.
아니, 실은 봄꽃 타이밍 맞추는 게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돌아오는 5번 국도 San Onofre trail 끝자락에 있는 vista point에 잠시 차를 쉬면서
치노힐스에서 못 본 노란빛을 좀 더 담고 왔다.
캘리포니아의 봄은, 노란 빛을 참 많이 담고 있다.
<번외편>
또 다른 날 찾은 치노힐스, 이날도 노란색 유채꽃밭은 보지 못했다.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운 캘리포니아의 봄.
꽃샘추위 같이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지만, 따뜻한 봄 햇살은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