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나와 촐폰아타.

1일째(08월 31일) : 키르기스스탄 부라나

by JumongTV

키르기스스탄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천산산맥 자락에 위치한 고도가 매우 높은 지역에 위치한 나라이다. 현재 내가 있는 있는 수도 비쉬케키 호텔에서 고도계를 보니 해발 600m를 가리킨다. 평균 고도는 이보다 훨신 높다. 현재의 키르기스스탄은 역사적으로 돌아보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유목 제국사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스키타이 - 흉노 - 선비 - 유연 - 투르크 - 위구르 - 키리키즈 - 거란 - 몽골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 앞에서 보듯이 위구르를 멸망시킨 민족이 키리키즈 민족이다. 그때의 키리키즈 민족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역사에서 사라진 미스테리한 민족이다. 당나라 현종 말기 안사의 난으로 문란해진 당나라의 구원 요청에 도움 주고, 전리품의 대가로 당나라를 난장판 만들고 유린하였던 부족이 위그르인인데, 그 무시무시한 위구르족을 멸망시킨 게 키리키즈 민족이다. 현재 학계에서는 여러 가지 정황상 그때의 키리키즈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듯하다. 물론 현재의 키르기스스탄 사람들 중에는 그때부터 계승된 민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당시의 키리기즈 민족은 동쪽의 에니세이강으로 이주 하였다는등 다양하다. 이렇게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유목민의 특성상 기록에 무관심한 체 잠시 머무른 흔적만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는 삶을 살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역사에 있어서 기록과 영속성은 매우 중요하다. 실크로드 길목에서 영위하던 유목민 키리키즈 민족은 1867년 제정러시아 지배기부 터 유목에서 정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현재의 키리기즈스탄 공화국은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로부터 독립을 하여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인구는 660만 정도로 많지 않으며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다민족 국가이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산악국가 키리기즈스탄을 여행하기에는 7~8월이 최적기이다. 이제부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키르기스스탄 공화국을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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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동 거리가 많았던 탓일까? 호텔에 오자마자 바로 쓰러졌다. 오랜만에 좋은 호텔에서 쉬었더니 정신 또한 맑아진다. 오늘은 쉬면서 비슈케키 시내에서 관광 포인트 체크하려 하였지만 비가 내리기에 일정을 바꾸어 이식쿨 호수로 바로 향하기로 하였다. 늦은 조식과 짐 챙기고 로비에 내려가 기사 오기만을 기다렸다. 11시 30분에 기사가 도착하였다. 선한 인상에 영어가 매우 유창하였다. 그의 직업을 묻자 영어 가이드 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름은 아싸리박! 오늘부터 이 친구와 함께 이식쿨 호수 주변을 4-5일간 돌아볼 거다. 출발!! 오늘도 달린다. 이식쿨 호수를 향하여 달린다. 비슈케키를 벗어나자 비 온 흔적 오간데 없다. 햇볕은 없으나 선선한 날씨다. 한적하고 풍성한 시골 풍경에 내 마음 또한 풍요로워진다. 옆나라 카자흐스탄은 스텝지역이 많았던 반면 키리기즈스탄은 의외로 농업 경작지와 수목이 울창한 목가적 풍경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국경하나 통과하였을 뿐인데 이처럼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다. 고도의 차이에 풍경도 이렇게 바뀌었나? 고도차가 옥토차이인가보다.

첫 번째 목적지이자 경유지는 부라나 타워(BURANA TOWER)다. 부라나 타워는 10세기경에 소그드인에 의하여 만들어진 탑이다. 실크로도 상인들을 이곳에 모이게 하고 그들의 이정표가 되어 주었던 초원의 등대이다.

16세기에 큰 지진으로 높이가 작아졌으며 현재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탑은 오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통로가 좁고 어두우니 조심해서 올라가야 한다. 고생해서 오른 만큼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풍경의 감동 또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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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에서 내려와 옆에 언덕이 있어 올라가 보았다. 움푹 파인 흔적들로 보아 사람이 살았던 집터 자리처럼 보였다. 세월의 흐름에 인적은 사라지고 현재는 잡초들만이 무성했다. 옆으로 내려오니 석상들 즐비하다. 제주도의 하루방을 연상케 하는 투르크인의 발발석 묘비이다. 아랍어로 보이는 글자의 조각상도 있고 다양하다. 윤곽의 바랜 정도가 유구한 세월의 흔적과 유물로서의 가치를 대변하여 주는 듯하다. 옆으로는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과거 사진과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몇 점 전시되어 있다. 지불한 입장료에 비하여 볼거리는 많지 않다. 부라나는 이식쿨 가는 길 중간에 쉬어가는 기착지로 훌륭한 곳이다. 이동의 지루함 달래는 코스로 보기에는 특별히 나무랄 때 없는 장소이다. 부라나 관광을 마치고 다음의 장소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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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경에 조그마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였다. 우리의 파전과 비슷한 파타마라는 메뉴에 맥주 한 병 추가한 점심은 심플하지만 맛있었다. 친절한 가이드는 나에게 자꾸 충분하냐고 묻는다.

오지 여행 중에는 탈 안 날 정도만 먹으면 된다는 것이 나의 여행 철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나에게는 비록 훌륭한 점심이었지만 한국인의 일반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은 솔직히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오지여행에서 무얼 바라겠는가? 적당한 먹거리에 멋진 풍광에 위로받고 즐길 수 있으면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출발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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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케키를 차로 몇 시간 벗어나자 역시 척박한 땅에 나무 한그루 없는 황톳빛 건조한 산맥이 첩첩이다. 고도 확인하니 해발 1350m로 도로는 계속 오르막이다. 협곡으로 굽이굽이 파고 들어가는 도로사정이 생각보다 좋다. 저 멀리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따뜻한 호수라는 뜻의 이식쿨 호수다. 약간의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 겨울이 되어도 얼지 않는 호수이다. 해발 1600미터에 위치한 이식쿨 호수! 천산산맥 만년설이 녹아 흘러들어 만들어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정 호수다. 깊이로는 세계에서 7번째로 깊으며 크기는 제주도의 3.5배라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호수는 키르기스스탄을 중앙아시아 최대의 물 소유국으로 만들었다. 끝없이 펼쳐진 호수 풍경에 마치 바닷가 어느 어촌을 지나는 듯하다. 천산산맥 자락으로 보이는 그림 같은 설산 풍경도 저 멀리에서 눈에 들어온다. 이식쿨 호수도 저 멀리 펼쳐진 설산도 모두 내 마음속 깊이 고즈넉이 파고든다. 호수 주변을 끼고 마을을 통과하고 경치 즐기면서 목적지인 촐폰아타로 달린다. 널찍한 도로와 차량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낭만적인 분위기 더하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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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폰아타에 도착하였다(16시 30분).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암각화 공원을 둘러보았다. 원시시대의 생활상이 암각화에 세겨져있는 공원이다. 관광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곳은 일반인들의 자연 학습장으로 좋아 보였다. 사실 암각화는 몽골 초원에 가면 많다. 몽골에서는 이곳처럼 특별 보호도 하지 않는다. 주로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오지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관광객 늘어나면 울타리 치고 유료화하는 것이 몽골 스타일이다. 이곳은 몽골보다 화려하지 않은데도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한 번은 들러볼 만한 곳이다. 잘 관리 보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남기고 호텔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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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건너편에 있는 러시안 식당에 가서 맥주 한잔에 저녁식사를 주문하였다. 청어 삭힌 요리가 있어 주문하였다. 사실 러시아에 갈 때마다 시식을 시도하는데 한국인들에게는 적응하기 꽤 힘든 요리이다. 나는 오늘도 도전한다. 맞은편 가이드 인상 찌푸린다. 자신은 못 먹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음.. 먹을만해.. 이 정도다 ㅎㅎ 오늘은 이 정도로 러시안 식당에서 유쾌한 저녁 시간을 보내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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