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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ongTV Jun 30. 2024

2-1 테를지 초원에서 승마 & 보약

염소구이 뻐르덕을 먹다.


휴식이 끝나고 승마장으로 이동한다. 어제의 폭풍우로 도중에 중단된 아쉬움을 달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다행히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 각기 말에 올라탔다. 어제 잠시 타보아서 그런지 오늘은 말에 오르는 모습과 앉아 있는 모습이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친구들 얼굴 표정도 모두 흡족해하는 모습이다. 나는 이번 여행부터 승마를 즐기지 않기로 하였다. 그동안 원 없이 말을 타보았고 전력질주도 수도 없이 많이 하여보았다. 낙마도 4번이나 해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말에서 떨어지면 큰일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실은 코로나 기간에 맞은 뇌경색으로 균형감각이 예전과 같지 않다. 승마에 대한 미련도 욕구도 의욕도 서서히 사라져 가는 듯 한 요즈음이다. 어느덧 친구들은 목적지를 찍고 벌써 되돌아온다. 표정들이 너무 좋다. 어제는 폭풍우에 비 맞은 생쥐에서 오늘은 포효하는 고양이가 되어있다. 모두 다 들뜨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기 장소로 이동한다. 모두들 성공적인 승마 마무리에 대하여 셀프 만족을 하는 듯하다. 식당 캠프에 도착하였다. 식당 게르가 두동이 있는데 한동을 골라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곳 원주민들이 손수 빚은 약과와 치즈가 놓여있었다. 먹어도 되는 줄 알고 친구들에게도 나누어 주며 열심히 먹었다. 그런데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가이드는 우리가 이용할 게르는 이게르가 아니고 옆에 게르라고 하였다. 헛.. 치즈와 약과를 이미 많이 먹어버렸는데.. 식당 게르를 바꾸라네.. 약과와 치즈 빚어 놓은 주인에게 미안했지만 주최 측에서 바꾸라는데 방법이 없다. 식당동을 바꾸고 20분 여가 지나자 요리가 나왔다. 이것이 몽골 최고의 요리 뻐르덕이다. 뻐르덕은 염소 내장을 긁어내고 그 안에 구운 자갈을 넣고 외부에서는 불로 털을 그을리는 독특한 염소 구이다. 이 요리는 손이 많이 가기에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몽골인조차도 먹을 수 없는 매우 정성을 들여야 하는 요리다. 오늘 아침 8시부터 준비하고 작업하여 이제야 나온 것이라 한다. 오늘은 일반인들이 경험하기 힘든 이 독특한 염소요리를 먹는다. 몽골 초원에서 약초 먹고 자란 이 특별한 염소와 한 몸이 되어야 한다. 통구이 뻐르덕이 나오자 주위의 다른 관광객도 호기심에 게르 안을 기웃 거리며 염소구이에 관심을 보였다. 주인이 뻐르덕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배를 직접 칼로 가르고 잘라서 한 점 한 점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다. 친구들의 표정은 표현 불가의 신비스러운 감탄사 연발한다. 몽골에서 이런 보약을 먹을 것이라고는 기대도 못했는데 이 특별한 음식을 먹을 줄이야 그 누가 기대를 하였으랴.. 한참 먹고 있을 무렵 주인이 고기 안쪽에 고인 육수를 한국자씩 떠서 권한다. 맛을 보니 짭조름하다. 이물은 식수를 넣은 것이 아닌 염소 자체의 육수라 한다. 장시간 구었는데도 육수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음이 신기하다. 주인이 약이라며 시음을 추천하니 맛만 보았다. 으윽.. 황홀하다. 사실 8인이 먹기에는 염소 한 마리가 양이 많았다. 절반가량 먹었을까? 이후, 남은 고기의 일부는 포장해서 캠프로 가져가기로 하였다. 오늘밤에도 내일 아침에도 먹어야 한다. 신기하다. 이번 여행 중 음식 가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모두들 한결같이 이번 여행에서는 모든 음식이 맛있었단다. 부디 한국에 가서 이번에 먹은 보약이 헛되지 않게 슈퍼체력으로 발현되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분에게 감동의 선물하시기를 바란다. 오늘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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