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행복입니다.
최근 먹었던 음식 중에서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단연 들깨칼국수가 아닐까 싶다. 학교 근처 밀면집에서 파는 메뉴인데, 수업이 끝나고 면을 먹으러 갔다가 '들깨'를 보고 메뉴를 변경했다. 너무 맛있었다. 보통 들깨칼국수를 시키면, 꽤 연하거나 면이 맛이 없거나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먹은 들깨칼국수는 진한 데다가 면도 정말 맛있었다. 리액션이 과했는지 옆에서 동기 D가 박장대소를 했다. 아니, 그렇게 웃겨? 심지어는 며칠 뒤에 내 리액션이 생각난다며 인스타로 들깨칼국수 맛집을 찾아 보내줬다. 하하. 멋쩍어진다. 민망하니 리액션을 적당히 해야겠다.
밥을 잘 먹고 오랜만에 뿌염을 하고 왔다. 3개월마다 한 번씩하고 있는 뿌염이지만, 염색하러 다녀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가 깔끔해지는 것도 좋아하지만, 염색 중인 대기 시간도 좋다. 바로 아메리카노를 타주시기 때문. 기숙사로 돌아와서 좀 많이 쉬다가 저녁 즈음에 교양 기획안을 작성했다. 제출과 발표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 조금 떨린다.
낮에 요거트를 먹으러 가기도 했다. 본 목적은 치과 방문이었고 당일 진료와 치료를 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예약만 하고 나와버렸다. 시간이 붕 떠버리기도 했고, 출출했다. 사실 동기 Y가 무척 가고 싶어 하기도 해서 겸사겸사 따라간 건데, 의외로 여유로운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 아메리카노와 플레인 요거트의 조합. 생각보다 괜찮다. 그런데, 다음에 먹는다면 그래놀라나 라즈베리 같은 토핑을 추가해서 먹는 게 훨씬 나을 것 같기는 하다. 그냥 플레인은 살짝 밋밋한 감이 없잖아 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는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수업도 연강에 점심도 겨우 때우고 뮤지컬 안무를 연습하다가 뮤지컬 중간 대체 시험을 봤다. 이어서 공연을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무려 4시간을 붙잡혀 있으려니 쉽지 않았다. 교수님도 학생들도 모두 피곤해 보였다. 그래도 해야 하니까 하긴 했다. 얼른 공연이 끝났으면 좋겠다. 실제 뮤지컬을 준비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피어오르는 시간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나는 교양 팀플도 있는 날이었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서 정말 아쉽게도 해부학 동아리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렇게 조금 쉬어가고, 동기들과 저녁을 야무지게 먹고 왔다. 오랜만에 고기를 구운 것 같다. 이렇게 에너지를 충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