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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자신, 타인, 고난에 대한 태도가 결정한다.

어른은 단단한 사람이 아니라 흔들려도 계속 하는 사람이다.

by 이성일

동양 사상의 목적은 성인이 되는 것이다. 유불도가 차이는 있지만 공통점은 인격을 갖춘 이상적 인간상이다. 이를 위해 공부하고 수양한다. 결국 어른다운 어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퇴임 후 본격적으로 동양 고전을 공부하려는 이유도 죽을 때까지 어른다움에 가까이가기 위한 노력이다. 다음은 내가 받은 최고의 칭찬이다. 물론 나는 이런 어른이 아니다. 그래도 한 번씩 이 글을 보면서 추스린다.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적어본다.


첫째, 자신에 대한 태도이다.

1.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긴다. 나쁜 음식을 먹지 않고, 적당한 운동으로 자신을 관리한다.

2.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꾸준히 배우는 한 늘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3. 실패에 관대하다. 실패하면, 거기서 새롭게 해야 할 일을 찾는다.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과는 다르다.


둘째, 타인에 대한 태도이다.

1.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의 삶은 소중하다. 약자에 대한 태도가 그 사람의 인품이다.

2. 배워서 남준다. 한동대학교의 교훈이다. 나의 배움은 어떤 방식으로든 선한 영향력이 되어야 한다.

3. 관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지금 나와 맞는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한다. 좋고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셋째, 고난에 대한 태도이다.

1. 내 삶의 고난을 인정한다. 고난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이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고난 중이거나, 고난을 겪었거나, 앞으로 고난과 만나게 된다. 그게 인생이다. 나도 지금 힘들다.

2. 일상을 유지한다.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두세달은 몸과 마음이 주기적으로 힘들다. 그래도 수업하고, 책읽고, 글쓰고, 사람 만나고, 끼니 안거르고, 운동한다.

3. 공동체를 유지한다. 내 삶에서 교회 공동체는 큰 힘이 된다. 힘들 때면 기도 부탁을 하고, 나도 기도한다. 그리고 글쓰기, 그림책, 독서 모임 등도 큰 힘이 된다. 그 곳에서 감사하게도 나는 인정받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응원한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마음대로 사람을, 세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무기력함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어른이 아니고 부처님이다. 나이가 들어도 통제할 수 없는 고난에 아프고 괴롭다.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상대를 원망하지 않으면서, 힘든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어른이다.


어른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려도 계속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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