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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Dec 12. 2023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네 가지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게 된 것


작년 멘티였던 00쌤에게 연락이 왔다. 


"쌤. 여유로운 시간에 차 한 잔 같이 해 주세요"


오늘 저녁으로 바로 <라파의 하루>에서 약속을 했다.


보자마자 "쌤, 얼굴이 너무 좋아졌어요. 볼에 살도 있네요" 하면서 웃었다.

두 가지 모두 내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이라서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쌤은 사진부터 같이 찍자고 했다.

이제 연애한지 한 달 정도 지났다고 한다.  최근 인연을 소개받았는데 서로에게 참 맞는 모양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듣기에 참 좋았다. 그래. 이런게 사랑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에서 읽은 이야기를 해줬다.

늦장가를 간 작가의 선배가 있었는데 깐깐한 탓에 조건에 맞는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짝 찾기 모험을 멈추려던 즈음에 회사를 옮겼는데 그 회사에서 동료 여직원에게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에 빠져서 반 년만에 결혼했다. 그 선배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와줘서 정말 고마워, 결혼 생활을 아직 해보지 않아서 결혼이 미친 짓인지 아닌지 아직 잘 모르겠어. 다만 전에는 '나'를 위한 결혼을 하려 했던 것 같아. 이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비로소 '우리'를 위한 결혼을 생각하게 됐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참 와닿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이라서 기억하고 있었고, 00쌤에게 들려주니 많이 공감한다. 사랑의 기준은 나의 행복이 아닌 우리의 행복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역설적으로 상대에게 맞춰주는 삶이 아닌, 각자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오늘 아침 글로성장연구소에서 00 작가님이 쓴 <배우자의 조건>에서 참 와닿는 문장이 있었다. 작가님이 결혼 13년차에 깨달은 내용이라고 한다.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게 된 것들. 

첫째, 내가 웃으면 인생은 살 만하고 세상은 좋은 곳이 된다는 것. 

둘째,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전전긍긍하고 주변사람에게 도움받을 일이 없어야 한다며 불안해 하지 말 것. 

셋째, 유일한 한 사람에게 내 모든 걸 걸지 말 것. 

한 사람만을 너무 믿는 사람은 나머지 모든 사람을 믿지 않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 늘 불안한 사람은 언젠가 상상 속의 그 일이 일어날 때까지 그 일을 기다리는 꼴이다. 내가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누구 한 사람이 내 곁에 있는다고 내 인생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세 가지는 결국 자기를 사랑해야 한다는 한 가지로 모아진다.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타인을 위해 희생만 하는 삶으로는 진심으로 행복할 수 없다. 나는 00쌤에게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네 가지를 말했다.

읽고,

쓰고,

운동하고,

좋은 관계 많이 맺기

00쌤은 많이 공감했다. 자신도 읽고, 쓰기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 체력이 문제라고 했다. 모든 일의 기본은 체력이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동안 하기 위해서는 체력관리가 필수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세번 정도 30분 이상 호흡이 가쁘고, 땀이 살짝 날 정도의 운동을 하라고 권했다. 주말에 한번에 150분 정도의 운동을 해도 같은 효과가 있다.

좋은 관계 맺기도 정말 중요하다. 내가 최근 가장 마음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기존의 관계들을 깊게 하고, 새로운 관계들도 마음을 많이 쏟는다. 요즘 두 명의 특별한 관계가 생겼다. 한의원 사모님과 같은 학교의 후배 교사이다. 둘 다 한 달 남짓 친하게 된 사이다. 관계의 깊이는 시간의 길이와 무관하다.

00쌤과 대화 두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라파의 하루 카페 이곳저곳을 찍고, 그릭 요거트도 맛나게 먹고, 그렇게 웃으며 돌아갔다. 이따금이나마 이렇게 나를 기억하고, 나와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비록 딸 같은 나이지만 서로 나누고, 공감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든 관계의 기본은 기브 앤 테이크이다. 핵심은 먼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 때문에 행복을 얻고, 상대 때문에 뭔가를 얻으려는 것은 잘못이다. 내가 먼저 상대가 행복하도록, 상대가 필요한 것을 먼저 주어야 한다. 좋은 관계라면 저절로 나도 상대로부터 행복을 얻고, 필요한 것을 받게 된다.


이런 당연한 것들을 나는 그때는 몰랐고, 지금 깨달았다. 

아니, 모르지는 않았을거다. 알면서도 설마 했을거다. 그래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많이 미안하다. 

만나면 사과부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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