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 재밌을줄 알았다.
이서원 교수의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에는 이런 말이 있다.
오십 이전이 남의 이유로 남의 삶을 사는 시간이라면 오십부터는 나의 이유로 나의 삶을 사는 시간이다.
오십은 남이 아닌 나로 나에게 다가서는 때다. 남의 삶을 숙제하듯 살던 일상에서 나의 삶을 축제하듯 사는 황금기다.
우리 삶을 돌아보면 60 이전에는 숙제하듯 살았다. 늘 해야 할 숙제가 있었다.
10대 학창 시절은 대입이라는 숙제
20대는 취업과 결혼이라는 숙제
30대는 초보 직장인과 초보 가장이라는 숙제
40대와 50대에도 가정과 일터에서 매일매일 숙제하는 삶이었다.
꼬인 인간 관계의 해결, 여기저기서 받는 상처도 풀기 힘든 숙제였다.
60대는 이제 숙제를 끝내고 축제의 삶을 사는 인생이다.
인간 관계든, 일이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젊어서 인간 관계는 싫던 좋던 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운 상관을 만나면 계속 견딜 수 밖에 없다.
하지만 60이후의 인간 관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나와 말이 통하고 결이 맞는 사람과의 관계만 이어가면 된다.
요즘은 SNS로 새로운 인간관계 맺기에도 너무 좋다. 나는 글로성장연구소라는 글쓰기 모임에서 매일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또 한국하브루타연합회와 미래교육네트워크 등 몇 개의 단톡방에서도 함께 배우며 서로 성장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도 많지만 대화는 늘 즐겁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다.
젊어서의 일은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의 연속이다. 직장이든, 자영업이든 출근하면 일해야 한다. 몸은 퇴근해도 마음은 무겁게 일을 집에까지 들고오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60 이후의 일은 대부분 내가 선택한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많고, 자녀들도 어른이 되었다.
이제까지 남의 시간을 살았다면, 이제 나의 시간을 살자.
이제까지 해야 할 일을 했다면, 이제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이제까지 세상에 맞춰 살았다면, 이제 세상을 나에게 맞추자.
누군가 나에게 돌아가고 싶은 나이가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