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에 발을 내딛을 때면 누구나 설렘과 불안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처음 보는 풍경, 낯선 공기, 그리고 마주치는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이 두 감정은 마치 서로를 밀고 당기듯 균형을 이루며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저 역시 새로운 환경에 들어섰을 때 처음엔 설렘이 컸지만, 이내 불안감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익숙한 자리에서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새로운 곳에서는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불안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여기서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이곳에서도 나를 받아들여 줄까?’ 이러한 질문들이 마음에 피어올랐고, 그 물음들은 또 다른 형태의 불안을 불러왔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 새로운 환경이 나에게 무언가 특별한 것을 안겨줄 것 같다는 작은 기대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불안과 기대, 이 두 가지 감정이 함께 어우러지며 저는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저는 불안의 정체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두려워하는 감정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또 다른 형태로 표현된 것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불안도 커지는 법이지요. 마치 겨울이 깊어질수록 봄을 더 간절히 기다리듯, 새로운 환경 속에서 나를 더 잘해내고 싶은 바람이 오히려 나를 흔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불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하자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기대와 바람이 보였습니다.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예전처럼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려 하지 않고, 그 불안이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러자 불안은 더 이상 나를 물러서게 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을 향해 가도록 이끌어주는 신호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불안 속에서 비로소 나의 진정한 기대와 바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불안 속에서도 나 자신에게 이렇게 다짐하게 됩니다. ‘이 불안은 나를 방해하는 감정이 아니라, 내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구나.’ 이 다짐을 통해 이제는 불안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나아갈 길을 찾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불안과 기대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도 결국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또 다른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될 때에도 불안과 기대를 함께 껴안으며 나아갈 것입니다. 불안은 두렵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내가 바라는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