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ADHD 아이였던 내 아들을 위한 메모

by 미세스유니

오랜만에 핸드폰 정리를 하느라 이리지리 만지는데, 나도 참 애쓰며 큰 아이를 키웠다. 좋은 문구,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 되는 글귀를 메모와 사진으로 남기며, 열심히 살았다. 그렇게 키운 아들이 이제는 15살이 되었다. 10살 이전에도 애썼으리라. 과거의 나를 격하게 안아 주고 싶다. 포옥.


첫 메모에 수영, 등산, 인라인, 유산소, 줄넘기가 적혀있다. 그래서 중1까지 수영을 시켰었나 보다. 이 메모는 기억하지 못한 채 수영에 그렇게 집착했었다. 초6 졸업 여행으로 온가족이 지리산 종주를 했고, 제주도에 사는 우리는 한라산을 종종 오른다. 유산소는 토요일마다 러닝을 뛰었고, 줄넘기는 하루에 500개씩 시켰던 시절도 있었다. 나도 아이도 열정적으로 살았다.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아야만 가능한 삶이 ADHD의 삶이라면 매우 힘겹다. 아직 열정적임을 포기하지 못해서 조금 어렵고, 복잡하게 일상을 살아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작은 희열에 미래의 희망을 점쳐 보며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 또 벌어질 평범하지 않을 일상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갑자기 심장이 쿵 뛰는 날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오늘과 내일을 끊임없이 보내야 하는 인생이 나의 인생이라면, 그냥 그렇게 지나가게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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