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한 줄이 나라면
또 다른 한 줄은 너
홀로 서 있지만 가로로 이어진 우리
그 가로선 하나를 그어간다는 건
내 삶의 길이 달라지는 일이며
네 삶도 변화함을 의미하는 것
삶이란 무수한 가로 긋기
그어도 그리지 않아도
언제나 어딘가와 닿아있는 일
무수히 많은 선을 그어도 항상 닿았다.
하지만 선 하나에 닿는 곳이 달라지고, 항상 유일한 곳에 도착하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꽝과 당첨 사이에서 바짝 긴장했다가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면,
그제야 복잡하고 성의 없이 그어진 가로선을 보며 내 삶이 조금은 안온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가로선들은 너무 성기게 연결되어 있어서, 위태롭고 불안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느슨한 연결이 오히려 자유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