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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그 밤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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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새 Jul 07. 2024

사다리 타기



세로 한 줄이 나라면 

또 다른 한 줄은 너

홀로 서 있지만 가로로 이어진 우리 

그 가로선 하나를 그어간다는 건 

내 삶의 길이 달라지는 일이며

네 삶도 변화함을 의미하는 것


삶이란 무수한 가로 긋기 

그어도 그리지 않아도 

언제나 어딘가와 닿아있는 일


무수히 많은 선을 그어도 항상 닿았다. 

하지만 선 하나에 닿는 곳이 달라지고, 항상 유일한 곳에 도착하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꽝과 당첨 사이에서 바짝 긴장했다가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면,

그제야 복잡하고 성의 없이 그어진 가로선을 보며 내 삶이 조금은 안온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가로선들은 너무 성기게 연결되어 있어서, 위태롭고 불안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느슨한 연결이 오히려 자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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