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아이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는 그것이 나중에 이자가 큰 사채가 불어 마음은 아이인 어른이 된다. 내 염세주의는 그렇게 찾아온다. 아이는 커서도 그 부채를 갚아야 한다. 아이가 조용하다고, 아이가 어른들 눈치 본다고 아이가 어른스럽다고 좋아하지 말라. 역겹다. 그만큼 어른이 아이에게 어른스럽게 행동하라고 모방하라고 강요한 것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성장하고 성장통을 겪어야 아이이며 비로써 어른일 때 아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모방 자체를 안 좋게 보는 게 아니다. 아이는 모방한다. 그러면서 큰다. 하지만 강요한 모방은 독이다. 아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쑥쑥 자란다. 아이는 강요와 같은 한숨과 함께 어른으로 변한다. 시간의 빠른 비행이 낳은 역설과 황혼에 휩싸인 어린아이 같은 어른에게 비관이 스며들고 소리 없는 눈물이 흐르고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사라지면서. 갚아야 할 청춘의 빚, 어른들의 세계에서 홀로 있다. 너희들을 혐오한다. 그런 주제에 그렇게 조용한 아이를 너 따위들이 경멸하다니, 그 어른 아이가 된 내가 또다시 그런 어른이 되어 경멸한다니, 아닌가. 경멸보단 동정이다. 타인에 대한 혐오는 자기 자신 혐오 투영이라 했던가. 즉 동족 혐오다. 그 아이는 어른의 세계의 폭동을 감지하는 자다. 젊은 모습으로 성숙함을 경멸하기 위해, 자연의 눈으로 본 부자연스러운 행위. 어른을 흉내 내도록 강요받은 아이, 침묵의 항의로 그들의 결백이 날아갔다. 잔인하지 않은가, 이 도둑맞은 젊은 아이가, 쓰라린 진실을 간직한 손실을 말이다. 아이는 아이다. 아이는 넘어지게 하고, 자라게 해야 한다. 그리 성장하는 것이, 바로 아이다. 아이 시간에,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놀이이다. 성숙을 서두르는 것은, 어른이 아이에게 소중한 것을 훔치는 행위다, 삶의 일부, 느낄 수 있는, 기회. 성장통, 기쁨, 두려움, 이것은 젊은 시절의 선물이다. 그러니 아이는 아이다워야, 진정하게 클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