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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다 밤의 고요함 속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by 강다희

오늘 아침, 세상은 회색 빛으로 저를 맞이하는 것 같았어요. 알람 시계의 끈질긴 소리는 우울한 제 안식처에 들이닥친 불청객 같았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그것은 제 내부의 공허함을 반영하는 빈 캔버스처럼 보였어요.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은 헤라클레스의 과제처럼 느껴졌어요. 모든 움직임이 두꺼운 당밀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제 몸은 무겁고 협조하지 않았어요. 거울 속의 반영은 낯선 사람 같았어요, 제 자신의 텅 빈 버전이었죠, 불꽃을 잃어버린 듯한 눈을 가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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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그대로 놓여있었어요. 먹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 행동만큼이나 지치게 했어요. 제 차는 식어갔고, 차에서 나는 증기는 마치 제 하루를 시작하려는 의지처럼 공중으로 사라졌어요.



창가에 앉아, 유리에 부드럽게 두드리는 비를 바라보았어요. 빗방울이 제가 흘리지 못한 눈물을 반영하는 것 같았어요. 바깥 세상은 평소처럼 자신만의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저 내부에서는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죠.



일은 먼 생각이었어요, 오늘은 너무 가파른 산으로 보였어요. 미소를 지으며 사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너무나 조여오는 가면을 쓰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숨막히고 거짓말 같아서요. 그래서 저는 제 고치 안에 남아, 현실의 차가운 현실에 대한 유일한 방패처럼 느껴지는 담요에 싸여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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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안의 침묵은 귀를 멀게 하는 것 같았지만, TV나 음악을 켜는 것은 제 우울한 고독을 방해하는 것처럼 너무 거슬렸어요. 시간은 모호해졌고, 시간들이 서로 구분 없이 회색으로 뒤섞였어요.



저녁 시간은 눈치채지 못하고 도착했어요. 느껴야 할 배고픔은 없었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육체적 필요를 넘어선 강렬한 공허감이었어요. 저는 저녁 내내 벽을 바라보며 생각의 미로 속을 헤매었어요, 각각의 생각은 그 전보다 더 어두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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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 잠은 동시에갈망과 두려움입니다. 잠이 가져다주는 망각을 갈망하면서도, 잠들기 전의 조용함 속에서 종종 찾아오는 생각들이 두렵습니다. 밤은 저 앞에 광활한 어둠의 바다처럼 펼쳐져 있어요, 동시에 안락하고 무서운 것이죠.



이 일기를 덮으며, 대단한 결심이나 깊은 통찰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저 간단하고 명료한 진실, 오늘이 힘들었고, 저는 지쳤어요. 잠으로도 닿을 수 없는 방식으로 지친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기 있고, 여전히 글을 쓰고, 여전히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 속에 희망의 작은 불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잘 자요, 세상아. 우리 둘 다 밤의 고요함 속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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