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의 인간관계 (#1)

들어가는 글

by 사선에서


며칠 전,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제 막 초급간부로서 군 복무를 시작하려는 이의 편지였다. 그는 군대라는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그 속에서의 삶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었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어떤 이는 대학교까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아오다가 이제 처음으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이니, 그 불안감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리라.


나는 그에게 어떤 말을 해주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을지 며칠 동안 고민했다. 여러 가지가 떠올랐지만, 결국 ‘군대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내가 인간관계 이야기를 꺼내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앞서 말했듯 초급간부는 입대 전까지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직접적인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친구 관계는 대부분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이었고, 선후배 관계도 비교적 단순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로 인해 곤란함을 겪거나 깊이 고민해 본 경험은 드물었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군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 사전에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친구 중 병역을 마친 이들이 들려주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나, 과거 MBC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같은 방송에서 가공된 모습을 통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었을 수도 있다. 또는 간부로 복무 중인 선배가 술자리에서 들려주는 무용담 정도가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셋째, 군대라는 조직에는 복잡하게 얽힌 다양한 인간관계가 존재한다.
부하, 동료, 선배, 후배뿐 아니라 직속 상관, 2차 상관, 상급자, 하급자, 인접 부대원, 상급 부대원, 하급 부대원까지. 이처럼 다양한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초급간부로서 첫발을 내디딘다면, 그 길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고되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아무도 이런 관계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다. 나 역시 초급간부 시절, 이런 관계들이 늘 궁금했지만, 누구 하나 속 시원히 말해주는 이가 없었고, 그렇게 시행착오 속에서 30년을 보내왔다.


군대에서의 인간관계는 모든 간부에게 해당된다. 그 중요성도 모두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어떻게 잘 유지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그리고 내가 경험한 만큼은 이야기해 줄 수 있다.


한 가지 미리 말해 두고 싶은 것이 있다. 내가 전하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견해에 바탕한 것이다. 이것이 군대 인간관계의 정답이거나 공식적인 방식은 결코 아니다. 그저 여러분보다 군 생활을 조금 더 오래, 조금 앞서서 해온 한 사람의 선배 간부가 맥주 한잔하며 가볍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앞으로 이야기할 주제는 다음의 다섯 가지다.

병사와의 인간관계

장교와 부사관 간의 인간관계

상급자와의 인간관계

동료와의 인간관계

하급자와의 인간관계


이 이야기가 군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앞두고 있는 여러분에게, 또는 현재 군에서 인간관계로 인해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작은 불빛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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