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의 인간관계
군대와 같은 조직 사회에서 동료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동료는 같은 해에 임관한 동기를 의미한다. 나 또한 임관하기 전부터, 그리고 임관 후에도 수많은 선배들로부터 '동기 사랑은 나라사랑'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정말 그렇다. 이 말에는 아주 많은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군은 계급 사회이며, 같은 해 임관한 동기들 사이에서 경쟁을 통해 누군가는 차상위 계급으로 진급하고, 누군가는 그러지 못한다. 해가 지날수록 동료들 중 진급하는 인원과 진급에서 멀어지는 인원으로 구분된다. 그렇게 계급의 변화는 본인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같은 해에 임관하여 최저 계급일 때에는 함께 동기로서 서로를 의지하며 친구처럼 지냈지만, 계급이 달라지면 임관 동기는 맞더라도 이제는 상급자와 하급자로 구분된다. 나 역시 군 복무 25년 차까지는 동기들과 같은 계급으로 지냈지만, 3년이 지난 후에는 동기에게 경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군인으로서 계급이 높은 상급자에게 경례하고 예우를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초급 간부들에게 물어보면 이러한 군대라는 조직의 계급 생태계에 대한 정보는 다들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료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진급은 결국 동료와의 경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다른 동료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틀린 말이기도 하다.
군대라는 조직은 혼자서 잘한다고 해서 인정받기 어려운 협업 구조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1소대장이라면, 당신이 지휘하는 1개 소대만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항상 다른 소대와 협조된 작전을 통해서만 승리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리화되어 있고, 모든 작전 계획도 협조를 기반으로 수립된다. 그런데 경쟁이라는 개념이 지나치면 협조가 어려워진다.
다시 말하면, 1소대장과 2소대장이 동기인데 1소대장이 2소대장을 경쟁 상대로 생각한다면 2소대장이 1소대와 협조하기가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협조는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인데, 경쟁 상대인 2소대장보다 어떻게 하든 내가 더 많은 공로를 인정받을 방법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작전은 실패한다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전쟁사에서 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의 직속 상관은 조직이 승리하는 것을 원하지 개인이 승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개인이 잘하기 위해 조직의 승리에 악영향을 끼쳤다면 오히려 해당 개인에게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축구 경기를 예로 들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는 경기에서 특정 선수 A가 혼자 골을 넣으려고 무리하다가 1골 넣고 3골을 내줘서 경기에서 지는 것과 똑같다. 경기 후 A 선수는 방출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은 동료들과 항상 협조를 잘해야 한다. 동료를 이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동료가 잘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동료가 부족하면 더 알려주고, 동료가 잘하면 더 잘하도록 힘껏 도와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해서 동료가 너무 잘하면 어떻게 하냐고? 본인이 그렇게 도와준 당신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보답을 한다면 함께 잘 될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겸손하지 못하고 당신을 무시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방출되는 축구선수 A와 같아질 테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직속 상관과 상급자는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상급자와의 관계'에서 강조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여러분을 관찰하고 평가한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인 사고를 가지고 근무하는 이는 가차 없이 냉엄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반면 조직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이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게 평가받는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인원들이 결국 진급도 되고 장기 복무에도 선발된다.
'동기 사랑은 나라사랑'이라고 했다. 내가 동기를 사랑하고, 동기가 잘 되도록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협조해 주는 것이 곧 전투에서 승리하고 나라를 보전하는 길이다. 결국 그것이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