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책에 보직되는 방법 (#4)

주변인에게 알려라

by 사선에서

예전에 쵸코파이 광고의 유명한 CM송이 기억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그냥 바라보면…”


하지만 그건 쵸코파이 이야기다. 군대에서는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아니, 인간 사회 자체가 그런 것 같다. 내가 감정이 메말라서 그런가? 3편에서 언급한 '인사담당자와 상담하라'는 것도 결국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드러내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내가 1차 중대장으로 처음 보직될 때의 일이다. OAC(고등군사반) 수료를 약 2주 앞두고 부임지가 결정되었다. 육군본부에서는 31사단으로 가라는 통보와 함께, 해안 중대장 자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남은 기간 동안 보병학교 도서관에서 해안경계작전 관련 교범과 실무지침서을 찾아 읽으며 열심히 준비했다. 그러나 부대에 도착하자 31사단 보임 장교가 이렇게 말했다.


"김 대위는 00부대 내륙 중대장으로 보직될 예정입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말했다.


"전 해안 중대장으로 보직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간단히 말했다.

"아… 변경되었습니다."


※ 참고로, 해안중대장은 완편된 병력을 지휘하며, 내륙중대장은 기간편성된 소수 병력만 지휘한다. 해안중대장 경험은 근무평정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는 데 매우 유리하고, 진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지역방위사단의 중대장 보직예정자 들은 해안중대장 보직을 선호한다.


재차 항의하고 싶었지만, 당시엔 신참 대위가 고참 장교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결국 마음을 접고 대대로 전입한 후 대대장님께 신고를 드렸다. 대대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직 전임자가 있으니 대대 해안 작전을 전반적으로 경험해보고 이후 내륙 중대장 임무를 준비하라."


신고를 마친 뒤, 대대 참모들과 인사를 나눴다. 당시 군수과장은 나보다 5년 선배였는데, 반갑게 맞아주며 그날 저녁 술자리를 함께하게 되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보직과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았고, 군수과장 선배는 말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확인해보자. 힘내라."


다음 날, 기존의 해안 중대장과 함께 해안 순찰을 돌던 중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중대장은 곧 부대를 떠나야 하는 상황인데, 후임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단에서 육사출신 장교를 해안 중대장으로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어."


나는 순찰을 마친 후, 연대 인사장교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내가 해안 중대장으로는 보직되면 안되는 거지?"


"그건 1차 중대장이기 때문입니다."


"1차 중대장은 해안 중대장으로 보직이 제한된다고 어디에 명시되어 있나?"


"그렇습니다. 사단에서 그렇게 통제했습니다."


"그래? 나와 함께 OAC를 수료한 육사출신 대위도 1차 중대장 자원인데, 인접 연대 해안 중대장으로 보직되었는데?"


"그렇습니까? 몰랐습니다. 그건 사단에 문의해보겠습니다."


이 내용을 군수과장에게 말했더니, 그는 말했다.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내가 대대장님께 직접 말씀드려볼게."


며칠 후, 대대장님께서 나를 호출하셨다.


"군수과장에게 들었다. 자네, 해안 중대장 하고 싶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OAC 수료 중 해안 중대장 보직을 통보받았고, 이를 위해 교범과 실무지침을 공부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그리고 잘 해내겠습니다."


"사단에선 1차 중대장은 해안 중대장을 못 한다던데?"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전입 온 대위도 1차 중대장인데 인접연대 해안 중대장으로 보직되었습니다."


"그래? 이 자식들 장난치는 것 같은데? 직접 사단에 전화해보자."


대대장님은 사단 보임 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했고, 통화 내용은 들을 수 없었지만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셨다. 이어 나를 해안 중대장으로 보직시키겠다고 하셨고, 전화를 끊은 뒤 연대장과 연대 인사과장에게도 보고하셨다. 결국 나는 해안 중대장으로 보직되었고, 그해 ‘선봉 중대’도 달성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내 보직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항상 인사상담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게 되었다. 그 결과 대대 작전과장, 연대 작전장교, 연대 작전과장, 사단 작전장교, 사단 작전계획장교, 군단장 비서실장, 기갑수색대대장, 합참 작전본부 총괄장교 등 주요 직책에 큰 어려움 없이 보직될 수 있었다.


당신이 원하는 보직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 "00직책을 A가 희망하던데?" 라고 말하며 당신을 눈여겨보게 된다. 이후 당신이 실제로 임무를 잘 수행하면, "그래, A 임무수행 잘하던데." 라는 좋은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A가 그 직책을 원한다고? 그 친구는 안돼…" 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만약 지휘관에게 보직 희망을 말했을 때, 그 지휘관이 당신이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기꺼이 직접 보직을 시키거나, 상급 부대 지휘관에게 당신을 추천할 것이다. 반대로 자격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보직을 맡기지 않을 것이며, 다른 지휘관에게도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사람을 함부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급 지휘관일수록 더 깊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군인은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명령은 따라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도전과 노력이 공정하게 평가받으며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는 이제 군 조직 내에서도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군이 더 발전하는 긍정적인 문화적 흐름이며, 나는 이것을 적극 추천한다.


오늘이라도 당신이 원하는 직책이 있다면 주변에 말하라. 단, 그만한 자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격에 관한 내용은 다음 편에서 다루겠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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