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
몇해 전 군단 장교 장기복무 선발 심층 면접위원으로 선발되어 면접관 임무를 수행했었다. 과거에도 다양한 면접관 임무를 맡은 적은 있었지만, 장기복무선발 3단계 심층면접관으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많은 초급 장교들이 오랜 시간 준비한 끝에 긴장된 모습으로 개별 면접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왠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 동안 내가 면접을 담당한 인원은 총 51명으로, 모두 보병·기갑·공병 병과의 임관 3년 차 이상 중위들이었다.
그들을 한 명씩 면접하면서 나는 항상 ‘미래 육군을 이끌 수 있는 인재인가?’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두고 그들의 답변에 귀를 기울였다. 어떤 이는 내가 생각하던 바와 똑같은 말을 해서 소름이 돋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장기복무를 시키면 오히려 우리 군에 피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틀 동안 면접을 진행하며 나는 몇 가지 공통된 아쉬운 문제점을 식별했다. 그리고 그 문제점들 때문에 정작 ‘왜 자신이 장기복무 선발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잘못 어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부터 내가 면접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점을 말하고자 한다.
군 생활이 적성에 맞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장기가 되었다고 가정할 때, 미래 임무 수행 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 질문을 던진 이유는 세 가지였다.
군 생활이 적성에 맞는가? → 현재 군 복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
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 복무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본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
미래 임무 수행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 미래를 준비하며 제한사항을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
그러나 아쉽게도 대다수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군 생활이 적성에 맞는가? → 적성에 딱 맞다.
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 모든 게 재미있다. 내가 진두지휘할 때 부하들이 따라오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미래 임무 수행 시 가장 큰 어려움은? → 아직은 모르겠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것 같다.
반면 몇몇 소수의 인원은 이렇게 답했다.
군 생활이 적성에 맞는가? → 현재까지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확신하기는 어렵다.
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 지휘라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 지휘에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하들의 요구와 내가 지휘하는 방향 사이의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소대가 단결하는 모습을 볼 때, 최소한 병력을 지휘할 기초는 마련되어 있다고 느끼고 보람을 얻는다. 부족하고 힘들지만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미래 임무 수행 시 가장 큰 어려움은? → 지금도 부하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중대장·대대장이 된다면 지금보다 몇 배 더 많은 부하들과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부하와의 관계를 증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답변이다. 많은 인원들이 자신감이 넘쳐있었고 어떤 임무를 부여해도 잘해낼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임무 수행 능력에 의구심이 들었다. 이유는 ‘진정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마 지휘가 재미있고 즐겁다고 말한 것은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소대를 지휘한다면 누구나 재미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런 지휘는 독선이자 독재다.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 모두가 주인이기에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 훌륭한 지휘자는 부하들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안다. 그러나 부하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의도와 반대일 경우 자신의 의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미다. 즉,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지휘는 본질적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반면 독선적 지휘는 부하들의 의견을 수용할 필요가 없다. 자기 뜻을 거스르는 것은 지휘권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규정과 방침을 내세워 강제로 따르게 만든다. 그렇게 하면서도 그것을 ‘솔선수범’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 끝은 언제나 사고가 발생한다. 어려움을 알지 못하니 미래가 밝게만 보이고, 장기복무가 되면 지금처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한다. 이것이 바로 대다수의 인원들이 보인 태도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반대로 몇몇 소수의 인원은 자신감이 다소 부족해 보였지만, 대화 속에서 ‘진정성’이 보였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부대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상하며 부족함을 채우려 노력했다. 그 과정은 재미보다는 힘들고 지루했겠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보람과 자긍심을 키워가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미래를 고민했다. 지금도 20명의 의견을 듣고 맞추기가 힘든데, 중대장·대대장이 된다면 수십, 수백 명의 의견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점수를 부여했다.
결국 면접관에게서 높은 점수와 낮은 점수를 가른 차이는 ‘자신감으로 포장된 자만심’이 아니라 ‘신중함 속에 드러난 진정성’이었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성찰하며 부하를 위해 무엇을 신중히 고민하고 있는지 그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바로 이 점이 많은 이들이 간과한 부분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자신감은 누구나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신중한 태도야말로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은 바로 이러한 진정성과 성찰의 깊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장기복무 장교에게 필요한 것은, 부하를 이끌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준비된 인격이기 때문이다.
결국 면접관에게서 높은 점수와 낮은 점수를 가른 차이는 ‘자신감으로 포장된 자만심’이 아니라 ‘신중함 속에 드러난 진정성’이었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성찰하며 부하를 위해 무엇을 신중히 고민하고 있는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바로 이 점이 많은 이들이 간과한 부분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자신감은 쉽게 만들어낼 수 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중한 태도야말로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은 바로 이러한 진정성과 성찰의 깊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장기복무 장교에게 필요한 것은, 부하들을 이끌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준비된 인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