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병걸 Jun 27. 2023

이탈리아 남부투어

계획된 도시 폼페이, 아름다운 아말피 해안

2022년의 마지막날 우리 가족은 이탈리아 남부투어를 신청해 놓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중 혼자 여행온 아가씨와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날 일정이 우리와 같은 남부투어인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게스트하우스이고 혼자 왔다기에 점심식사 시간 등 챙겨줘야 하나 고민을 잠깐 했으나, 아저씨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투어 버스 안에서 혼자 여행 온 또래들과 금방 친해지고 서로 연락처를 물어보고 투어 내내 같이 다니는 것을 보고 우리 세대와는 아주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폼페이에서 보이는 베수비오 화산
폼페이, (마차가 다니는)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음

2천여 년 전 폼페이는 도시계획이 잘된 도시였다. 차도와 인도가 나눠져 있고 큰 돌들로 포장되어 있는 도로를 중심으로 상점, 주택, 궁중목욕탕, 극장, 원형경기장 및 심지어 패스트푸드 시스템의 빵집까지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과 너무 유사했다.

보존이 잘 된 것이 가슴 아팠다. 서서히 사라진 문명이 아닌, 딱 하루 만에 화산재에 덮여 도시 전체가 그대로 보존된 것이었다.

폼페이의 석고미라

화산재에 덮인 채로 발견된 사람들은 속이 이미 썩은 상태로 그 안에 석고를 부어 미라 형태로 박물관에 있었다. 아기와 놀아주던 모습의 석고미라는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든다.

버스에서 본 나폴리와 언덕 위에서 본 소렌토

10박 12일의 빠듯한 일정에 아쉽지만 나폴리와 소렌토는 투어버스를 타고 옆으로 지나간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포지타노, 바다 쪽에서 마을을 바라 본 모습

나폴리에서 산 중턱을 지나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느끼다 보니 버스가 포지타노 언덕에 도착하였다.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만한 골목을 따라 내려가며 주위를 둘러본다. 절벽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집들이 빼곡히 있다. 검은 모래가 많은 해변으로 가서 지중해도 만져보았다. 해변에서 올려다본 마을은 색감이 조화롭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레몬 샤벳, 포지타노 거리

로마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2022년의 마지막 석양을 나폴리 도시 위로 보았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연말연시 불꽃놀이를 좋아한다는데, 나폴리 하늘 곳곳에 터지는 폭죽이 우리 가족의 이태리 여행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이전 03화 예술과 종교, 바티칸 시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