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동안 커피 'Bar'에서 즐긴 에스프레소와 젤라토는 잊을 수가 없다. 우리의 커피 문화는 커피숍에서 천천히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것이라면, 이탈리아 커피 문화는 커피 바에서 1~2유로의 저렴한 가격에 에스프레소를 시켜 설탕을 넣고 바에 선채로 거의 원샷으로 마시는 것이다. 그런데 에스프레소가 뭔가 맛있다. 물을 석회수로 사용해서 그런가, 여행의 들뜬 기분 때문에 그런가 아무튼 거의 매일 먹은 에스프레소는 깊은 맛이 나고 여행의 에너지 원이 되었다.
트레비 분수
새해 첫날 일정으로 우리 가족은 트레비 분수부터 찾았다. 동전을 한번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고, 두 번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단다. 우리 가족은 모두 한 번씩만 던졌다. 로마에 또 오고 싶은 마음이 다들 컸나 보다. 트레비 분수는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물의 양이 많았다. 로마시대 때부터 쓰던 수로가 아직 사용된다는 것도 놀라웠고, 바로크 양식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조각상들은 우리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나보나 광장, 4대강 분수
나보나 광장은응접실처럼 아늑한 분위기다. 남북으로 길쭉하게 생겨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베르니니의 작품 4대 강 분수가 그 아름다움을 더 하고 있다.
1월1일 로마의 신년 퍼레이드
나보나 광장에서 포폴로 광장으로 걸으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니 신년행사로 퍼레이드가 지나가고 있었다. 악대부, 외발자전거, 학교를 대표하는 그룹 등 아주 다양하고 한참을 구경해도 끝이 없을 만큼 퍼레이드는 길었다. 우리 가족은 뜻하지 않은 구경거리에 기분이 좋았고, 꼭 "걸어서 세계 속으로 이탈리아 편" TV프로그램 속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스페인 계단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스페인 계단 밑에서 올려다 본 풍경
로마의 휴일 앤 공주님처럼 젤라토를 하나 들고 스페인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관광객에 퍼레이드를 보려는 인파까지 겹쳐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인파를 헤집고 스페인 계단을 오르자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이 있다. 입장해서 성당내부를 관람하고 나오자 노을이 지는 하늘과 로마 시내가 눈에 들어왔다. 황홀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