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피렌체 가는 기차를 오후 것으로 예매해 놓고 로마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콜로세움이었다. 숙소에서 걸어서 15분이면 도착하기에 한적한 공원을 가로질러 바에서 에스프레소도 한잔 사 먹으며 천천히 로마 거리를 즐기며 목적지로 향했다.
티투스의 개선문을 지나 이탈리아 건국신화가 시작된 팔라티노 언덕을 올랐다. 로마의 시조가 늑대 젖을 먹고 자랐고 초기 황제들이 나라를 세운 곳이라 하지만, 팔라티노 언덕 자체보다는 여기서 내려다보는 포로 로마노와 로마 시내 전경이 더 가슴에 인상적이었다.
팔라티노 언덕에서 내려다본 포로 로마노
주변 여러 개의 개선문 중 가장 작지만 가장 오래된 티투스 황제의 개선문으로 다시 나와 돌아 내려가면, 고대 로마인의 광장 포로 로마노가 있다. 테베레 강이 범람하며 묻혀있던 이곳은 18세기부터 아직까지 발굴 중이라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그 말이 바로 이곳을 뜻한다 하고, 카이사르의 화장터까지 있으니 바로 역사의 한순간에 와있는 기분이다.
콜로세움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콜로세움을 항상 동경하게 만들었다. 지하에 검투사나 맹수가 대기하며 수동 엘리베이터를 통해 바닥을 열고 올라와 서로 싸우게 하는, 2000년 전으로서는 최첨단 시스템이었다. 현대의 축구 경기장들의 모티브가 된 콜로세움은 당시 5~6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엄청난 건축물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건축붐이 일며 콜로세움의 기둥이며 돌들을 떼어가지만 않았다면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을 텐데 안타깝다. 판테온에 이어 고대 로마인들의 건축 실력에 또 한 번 크게 놀랐다.
테르미니역, 이딸로 기차의 서비스 간식
콜로세움을 나서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숙소에서 맡긴 짐을 찾고 테르미니역까지 걸어갔다. 이제 정들었든 로마와의 이별이었다. 첫인상은 밤에 도착하여 노숙인들 천지에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낮에 떠나는 테르미니역과 로마는 헤어지기 싫게 예쁘고 아름다웠다.
이딸로를 타고 준세이와 아오이를 만나러 피렌체로 향한다.
로마 에필로그 :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나 기차를 이용 시 아들들에게 어디서 왔냐? 코리아에서 왔냐? 현지인들이 몇 번 묻는 경우가 있었다. BTS를 닮은 키 크고 잘생긴 아들들 덕분에 여행의 소소한 추억이 더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