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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병걸 Jun 27. 2023

예술과 종교, 바티칸 시국

가톨릭 냉담자 교황님 계신 곳에 가다

2022년의 마지막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선종하셨다. 우리 가족은 그 전날 바티칸을 방문하였다. 교황께서 선종하시고 유럽 여행 커뮤니티에는 며칠간 바티칸이 입장 불가니, 어느 날은 박물관만 가능하다는 등의 정보가 올라오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교황님의 큰 도움으로 바티칸을 전날에 문제(?) 없이 입장하였다.

바티칸 미술관 입구(왼쪽은 미켈란젤로, 오른쪽은 라파엘로)

성천사의 성을 나온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길가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일반 스파게티나 피자는 괜찮았으나 까르보나라는 (소금과 달걀노른자로만 요리한다고 TV프로에서 봤는데도 주문을 해버렸다) 짜고 느끼했다. 드디어 이탈리아 맛의 시작이었다.

바티칸 입구에서 투어 가이드와 그날의 투어 일행을 만났다. 입장을 한 후 가이드가 바티칸에 들어오는 모든 우유는 교황께서 축성을 하신다기에 카푸치노를 한잔하였다. 왠지 성스러운 느낌이 나는 건 기분 탓이든 커피는 맛있고 거품은 부드러웠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바티칸 티켓에는 아테네 학당 중 플라튼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라파엘로의 방에서는 고대의 대학자들을 한 자리에 모은 상상화 아테네 학당을 만날 수 있었다.  플라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같은 시기에 절대 만날 수 없는 학자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과 초점이 안 맞는 라파엘로 본인까지 재밌는 그림이었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을 쳐다보는 것만 해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미켈란젤로는 수년간 천지창조를 어떻게 저 크고 높은 천장에 그렸을까 경이로울 따름이다. 최후의 심판은 미켈란젤로가 반발하는 마음으로 모든 대상을 나체로 그렸다는데(나중에 옷 모양을 덧칠했지만), 그때 그의 마음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궁금하다.

성베드로 대성당,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많은 인파 사이에서 휩쓸리듯 미술관을 관람하고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입장하였다. 성모마리아께서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의 조각상인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있었다. 성모마리아와 예수가 따로 조각되어 붙인 것이 아닌, 한 조각이라니, 큰 돌을 깎아 저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비율로 나타내다니 신의 경지란 미켈란젤로의 조각 능력을 두고 하는 말 같다.

바티칸의 스위스 근위병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밖으로 나오니 저녁이 되었고 성베드로 광장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로 한국에서 트리를 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 그랬는지 바티칸의 트리가 여행의 기분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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