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절곶 등대
몰리고 몰리다가
땅끝까지 와서 보면
더 내디딜 땅도 없어
돌아갈 길 막막한데
여기서 할 수 있는 일
기도밖에 없더라
부릅떠도 뵈지 않다
눈 감으니 뵈는 길
칠흑의 바다 쪽으로
등탑을 이고 서면
세상에!
땅끝에서도
길은 또 나더라
- 미발표작 '간절곶 등대'
흔히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한다.
바다와 맞닿은 땅끝에 가면 더 잘 어울리는 말이다.
발상의 전환인 셈인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끝도 시작이 되고 종점도 출발점일 수 있다.
1막의 무대를 마치고, 막간의 시간도 비교적 의미 있게 갈무리 중이다.
이제 시작점이 될 다음막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