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화해 모색을 위한 일본 탐방
이 더운 여름에는 일본 가는 거 아니라는데, 용감하게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장마철이라 비가 계속 오는 걸 보면서 장마가 마무리되고 비가 조금 오고 날이 흐리면 그런대로 걸을만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 나름 기대를 하며 일본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는 2004년부터 다니는 교회에서 남북화해를 위해 조금이나마 손을 보탤 겸 이런저런 일들을 해왔던 거 같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의 대안학교를 돕고, 기숙사에 한 달에 한번 정도 찾아가 아이들 통닭도 사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고 학교가 인가 대안학교가 되기 전에는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급식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함께 먹이고 즐겁게 교제하는 시간들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그때에 많은 함께 하는 분들과 가진 생각은 남과 북이 독일이 통일해 간 발자취처럼 남과 북이 공공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 교류를 통해 한 발씩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런 여정 뒤에 이런저런 계기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협력 교류하는 2 국가 체제가 되고, 그 뒤에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 당시 몇몇 교회들과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정부와 함께 "북한 농촌 집짓기 지원"이란 프로그램을 했었습니다. 북한에 후원해서 이상한 곳에 전용되지 못하도록 농촌의 집 짓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당시 북한이 받아들여서 2차에 걸쳐서 진행을 했었고, 3차 사업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관련해서 공무원들과 민간 모니터 요원들을 해당 공사 동안 교대로 파견해서 모니터링을 하며 저희가 후원한 물자들이 다른 용도로 전용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을 병행했었는데, 그해에 집짓기 모니터링 요원으로 참여하기로 하고 당시 통일연수원의 방북자 교육에 참여해 내심 여러 기대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2008년 7월 갑작스런 금강산 사태가 생겨 남북교류가 전격 중지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당시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은 이 일이 우발적으로 생겨난 사고이기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개될 줄 알았습니다만,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오늘날까지 북한 직접 교류는 중단된 채 갈수록 경색되어 오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에는 그나마 가능성이 보이던 것들도 김정은 체제가 되면서 갈수록 다 막히고 더 경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마치 지난 수십 년간의 남북화해를 위한 노력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 허망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거 같습니다.
그 뒤에 발생한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는 이전 중국과 연해주를 통해 북한과의 교류와 변화에 대한 입구를 수년간 완전히 막아 버리게 되었고, 그 덕에 조금씩 북한 전역에 퍼져 나가던 자유에 대한 갈망은 모두들 아시는 것처럼 각종 억압과 독재속에 모두 막혀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에 대한 것은 오늘날 복잡한 동북아 상황을 생각할 때, 우리에게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이 아니라 여전히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군대도 안 다녀오신 정치인들이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면 되고 북한의 도발에 공격으로 대응하면 되고 식으로 무책임하게 얘기하지만 들을 때마다 우리 좁은 한반도에 전쟁이란, 모두가 공멸하는 길임이 분명하기에 공공의 영역에서 뿐 아니라 민간의 영역에서도 끊임없이 방법을 모색하고 애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북의 화해를 위한 루트가 아래 4개 정도가 있습니다.
1) 남북 직접 교류
2) 중국 연변을 통한 교류
3) 연해주 주정부와 접경지역을 통한 교류
4) 일본과 재일교포사회를 통한 교류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1~3번이 막혀버린 지금(물론 우회 루트들도 고민하고 노력해야겠지요) 4번 루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동안 해왔던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어릴 때 배웠던 교육과 선입관으로 "굳이 일본은..."으로 외면하고 살았었는데, 이제는 저 루트를 고민하고 연구해 봐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이번 일본기행은 그런 측면에서 마음을 열고 걸어가 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일도 많았고, 제가 정말 일본과 재일교포를 모르는구나 하는 걸 뼈저리게 느낀 여정이었던 거 같습니다. 다녀온 지금도 머릿속에 맴도는 이 생각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과 생각이 많네요 ^^;;;
작은 소시민으로서, 직장 다니며 밥벌이하며 살아야 하는 가장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매우 제한적이겠지만, 그래도 보고 느낀 것들이 많다 보니...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찾아가 보려 합니다.
이후 글들은 그 여정 중에 보고 느낀 것 몇 가지를 좀 가볍게, 편하게 작성해 본 것들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