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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Dec 11. 2024

시리듯 푸른 바다를 바라보다

고성 평화기행을 다녀와서(4)

고성의 여정을 밟는 동안, 참 좋았던 것은 어디를 가든 볼 수 있었던 깨끗하고 파란 하늘과

시리도록 푸르른 바다의 모습이었던 거 같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아버지 사업으로 8살에 서울로 이사와 살다 18살에 다시 부산에 내려갔다가 결혼하고 32살에 다시 지금 살고 있는 경기도로 이사 와서 지금까지 근처를 떠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살 때, 해운대 달맞이고개 인근에서도 살았기에 조금만 걸으면 바다가를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에서 살았어서 바다의 시원하고 파란 느낌이 참 좋았고, 지금도 항상 답답할 때면 바닷가로 휘리릭 떠나기도 합니다.


그런 바다가 익숙한 제게도 이 고성의 시리도록 푸른 바다는 전혀 다른 느낌의 감정을 주는 거 같습니다.


전쟁으로, 분단으로 이렇게 사람은 갈라서 있지만, 그 바닷속에 서로를 향해 악의가 가득한 지뢰들과 각종 끔찍한 공격 무기들이 서로를 향해 날 선 모습으로 있을지라도 이 바다는 그 모든 악의까지도 다 품고 저렇게 시리도록 푸르른 모습으로 언젠가 다시 자유롭게 오갈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념에 잠시 잠겨 보았습니다.

< 사진 윗부분은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입니다. 바닷쪽 섬들이 해금강입니다 >


특히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는 다른 어떤 곳보다 더 푸르고 선명했었습니다.

안타까운 그리움들과 슬픔들을 모두 켜켜이 쌓아서 저리 푸른 바다로 표현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향한 그리움을 가슴 깊이 쌓아두고... 이곳에 와서 눈물로 고향땅을 바라보았다던 어르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저 폭압과 야만과 척박한 땅에서 언제나 자유하게 될까, 다시 함께 웃으며 이 푸른 바다를 함께 바라볼 그날이 머잖아 꼭 왔으면 하는 바람을 고성의 푸른 바다에 실어 보내 봅니다.


< 통일전망대 옆 길에서 바라본 시리도록 푸른 바다입니다 >
< 고성 통일전망대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
<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로와 철길입니다. >


ps. 평화는 켜켜이 쌓여진 노력과 인내로 결실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쌓아온 것들을 자신의 감정과 이익을 위해 한순간에 무너뜨리려는 악한 자들의 시도들을 보며 경악하고 분노한 요 몇일인거 같습니다.

악한 의도로 무너뜨려 버린 이 화해의 토대를 다시 쌓아 올려야 하는 안타까움도 크지만, 그래도 최악의 사태가 생기기 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악한의도가 무너지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다행스럽습니다.

이 바다와 같이 긴 호흡으로 다시 쌓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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